'기내식 대란' 긴급 진화나선 박삼구 "준비 부족했다… 국민께 죄송"

입력 2018-07-04 17:34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기내식 제대로 공급 못해
아시아나 나흘째 지연 출발
노조, 경영자 규탄 촛불집회 예고
사태 커지자 직접 수습 나서
"직원들 고생…책임감 느껴
협력사 대표 유족에 깊은 사과"



[ 김보형/박상용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73)이 4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비행편은 지난 1일부터 나흘째 기내식을 제때 싣지 못해 지연 출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이 경영진 규탄 촛불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질 조짐이 보이자 박 회장이 직접 수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그룹 사옥 26층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로 승객 여러분과 사랑해주신 국민께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을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어 “기내식 때문에 지연 출발해 업무에 지장을 받은 승객과 음식을 제공하지 못해 불편을 겪으신 손님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기내식 공급업체를 LSG에 서 새 업체로 바꾸는 과정에서 준비가 부족했고, 많은 오해를 사게 된 것에 대해 굉장히 죄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기내식을 납품하는 협력업체 대표가 숨진 것에 대해 “유족에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기내식 대란 나흘째 이어져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공급업체를 변경한 뒤부터 기내식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5년간 기내식을 공급한 독일 루프트한자 계열 기내식 업체인 LSG 대신 이달 1일부터 중국 하이난그룹 계열의 게이트고메코리아(GGK)로부터 기내식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인천국제공항 내 GGK 신축 공장에 대형 화재가 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부랴부랴 지난달 15일 외국 국적 항공사에 하루 3000인분가량의 기내식을 공급하는 소규모 업체 샤프도앤코코리아와 임시 계약을 맺었다. 아시아나가 필요한 하루 기내식은 2만5000인분에 달했고 샤프도앤코는 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2일엔 샤프도앤코 협력사 대표 A씨가 기내식 공급 지연에 따른 압박감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투자 유치 의혹도 불거져

이 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투자 유치를 위해 기내식 공급 업체를 바꿨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기존 기내식 공급사였던 LSG 측이 지난해 “아시아나가 기내식 계약 연장 조건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회사인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에 1500억~2000억원의 투자를 요구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 회사 임직원들이 개설한 ‘침묵하지 말자’란 제목의 익명 채팅방은 일찌감치 수용 인원인 1000명을 꽉 채운 채 운영 중이다. 이 회사 노동조합은 6일과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아시아나항공 노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촛불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김보형/박상용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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