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 공동경영권 처음부터 있었나'… 삼바 분식회계 논란 새 쟁점으로 부상

입력 2018-07-04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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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선위 4차 회의 개최

에피스 공동경영권 있었다면
설립 때부터 관계사 분류했어야

"바이오젠, 주요 결정권 없었다"
삼바, 종속회사 처리 적정 주장



[ 하수정/조진형 기자 ]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때부터 미국 바이오젠에 공동 경영권이 있었는지 여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증권선물위원회가 바이오젠이 처음부터 공동 경영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재무제표를 모두 고쳐야 한다. 회계처리 위반에 따른 제재도 피할 수 없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혐의를 심의하는 4차 증선위가 4일 정부서울청사 16층에서 열렸다. 증선위원 일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가 아니라 관계회사로 인식했어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함께 설립한 바이오젠과의 주주 약정에 따라 공동지배로 볼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합작법인(조인트벤처) 파트너에 공동 지배권이 있다면 종속회사로 연결하지 않고 관계회사 지분법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해 공동 경영권이 아니라 주주방어권 정도의 ‘낮은 수준의 동의권’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종속회사로 분류한 것이 적정하다는 얘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자산 처분, 청산, 사업 확장 등 주주이익과 관계되는 것에만 동의를 받도록 주주약정이 돼 있었다”며 “합작을 하되 주요 의사결정 권한은 삼성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초기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겸직을 하고 두 회사가 하나처럼 운영되는 등 종속회사로 분류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 85%, 바이오젠 15%의 지분으로 출범한 합작사다. 바이오젠이 지난달 말 콜옵션을 행사해 ‘50% - 1주’까지 지분율을 늘렸다. 이사회도 두 회사에서 동수로 구성해 지금은 확실한 공동 경영 체제로 전환됐다.

이날 증선위에선 바이오젠 콜옵션 및 주주약정에 대한 공시누락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삼성 측은 “국제회계기준(IFRS) 상 반드시 공시할 사항이 아니다”며 “콜옵션 공시를 하지 않았을 땐 비상장사였기 때문에 공시의무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증선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부터 회계처리를 잘못했다고 결론 내리면 6개 연도에 대한 재무제표 수정이 불가피하다. 다만 2012년 설립 초기 회계처리에 대해선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고의적 분식’이 아니라 ‘중과실’ 또는 ‘과실’로 결론 나면 과징금, 담당임원 해임 등으로 제재 수위가 낮춰진다. 일각에서는 공시 누락에 대한 고의성이 인정되더라도 ‘검찰 고발’이 아니라 ‘검찰 통보’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위는 오는 18일 증선위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증선위는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심의에 앞서 삼성증권 배당사고와 관련, 과태료 1억4400만원을 부과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하수정/조진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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