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뷰어] LG전자 vs 일렉트로룩스…더 똑똑한 로봇청소기는?

입력 2018-07-05 10:47  

LG전자, '흡입력·배터리 용량, 스마트 기능' 우수
일렉트로룩스, '소음·진동·콤팩트한 디자인' 강점



<옥석 가리기, '블랙리뷰어'는 전자 제품 전문 리뷰입니다. 소비자 관점을 장착한 한국경제·한경닷컴 기자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솔직하게 평가합니다. 제 돈내고 사려는 제품의 제 값을 매기는 게 목표입니다. 전자 관련 소비재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담지만, 때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에도 접근합니다.- 편집자 주>



블랙리뷰어가 이번엔 '로봇청소기'를 준비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최고가 제품인 LG전자 'LG 코드제로 R9 씽큐'와 일렉트로룩스 '퓨어i9'가 주인공이다. 두 제품의 출고가는 각각 149만원, 159만원으로 LG 코드제로 R9 씽큐은 지난 5월, 일렉트로룩스 퓨어i9는 지난해 9월 출시됐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올해 30만대를 넘을 전망이다. 로봇청소기 구매시 소비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청소가 얼마나 잘 되는가'다. 큰 맘 먹고 고가 청소기를 샀는데 제대로 청소가 되지 않으면 허탈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블랙리뷰어 노경목, 윤진우 기자가 두 제품을 한 달간 사용한 결과 노 기자는 LG 코드제로 R9 씽큐를, 윤 기자는 일렉트로룩스 퓨어i9을 추천했다. 노 기자는 "프리미엄 제품에 걸맞는 꼼꼼함과 스마트함을 보여주는 LG 코드제로 R9 씽큐를 추천한다"고 했고, 윤 기자는 "슬림한 디자인과 섬세한 청소 능력을 보여주는 일렉트로룩스 퓨어i9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평가했다.



노 기자 : 최근에 나온 로봇청소기조차 가구 등을 들이받아 '재산상 손실'을 안기는 사례가 있었다지만, 두 제품을 사용하면서는 그런 모습을 전혀 목격할 수 없었다. 전면에 달린 이미지 센서로 주변을 살피며 알아서 청소할 곳을 찾는 기능은 두 제품 다 꽤 유용했다.

윤 기자 : 정해진 알고리즘을 따라 움직이는게 아닌 센서로 주변을 살피면서 청소를 하다보니 두 제품 다 엉뚱한 곳으로 가거나 장애물에 걸려 탈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었다. 고성능 CPU(중앙처리장치)와 3D 센서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노 기자 : 두 제품은 구조적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탁 트인 지역에서는 전면에 길게 부착된 흡입구로 먼지를 빨아들인다는 점은 동일했다. 하지만 틈새나 거실 가장자리 등을 청소할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윤 기자 : LG 코드제로 R9 씽큐가 원형 몸체에 외부 돌출형 흡입구를 갖고 있는데 반해 일렉트로룩스 퓨어i9는 역삼각형에 내장형 흡입구로 제작됐다. 가로 폭은 두 제품이 비슷했지만 높이와 무게 등에서는 일렉트로룩스 퓨어i9가 조금 더 콤팩트했다.



LG 코드제로 R9 씽큐와 일렉트로룩스 퓨어i9는 먼지를 쓸어모으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다. 특히 벽면과 구석 청소에서 차이를 보였다. LG 코드제로 R9 씽큐가 흡입구를 직접 갖다 대는 방식이라면 일렉트로룩스 퓨어i9는 기기 오른쪽에 부착된 솔(사이드 브러시)를 돌려 먼지를 쓸어모으는 방식이었다.

노 기자 : 일렉트로룩스 퓨어i9은 기기 사이드 브러시를 돌려 구석에 있는 먼지를 쓸어모으는 방식으로 청소했다. 대부분의 로봇청소기가 사용하는 방식이다. 반면 LG전자 코드제로 R9 씽큐는 진공청소기에 부착돼 있는 것과 같은 흡입구를 직접 갖다 대는 방식으로 청소했다. 특히 LG전자 제품은 가장자리로 갈수록 흡입 강도를 세게 해 먼지를 최대한 빨아들였다. LG전자 코드제로 R9 씽큐이 좀 더 신뢰가 가는 부분이다.

윤 기자 : 일렉트로룩스 퓨어i9의 사이드 브러시는 높은 효용성을 보여줬다. LG 코드제로 R9 씽큐에는 없는 기능이다. 힘 없이 회전하는 브러시를 보고 '과연 청소가 될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려에 불과했다. 소파와 침대 밑, 코너 청소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LG 코드제로 R9 씽큐는 벽면 감지 기능이 뛰어났다. 벽과 바닥 사이의 먼지를 강력하게 빨아들이기 위해 일시적으로 흡입력을 높이는 기능이다. 다만 흡입력과 함께 엄청난 소음을 발생시키는 게 아쉬웠다.



두 제품은 장애물 감지 능력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장애물을 감지하는 3D 센서의 부착 위치와 성능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LG 코드제로 R9 씽큐의 센서는 일렉트로룩스 퓨어i9에 비해 조금 더 높은 곳에 있었다. 이 때문에 전선과 가방끈 등을 감지하지 못했다. 반면 일렉트로룩스 퓨어i9은 센서가 바닥 가까이에 있어 전선을 장애물로 인식해 넘어가지 못했다.

노 기자 : 청소 방식의 차이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두 제품의 우열을 갈랐다. 충전기와 제품의 선이 많이 놓여 있는 장소를 청소할 때 특히 그랬다. 일렉트로룩스 퓨어i9은 충전기 선 등은 건드리지 않은 채 그 주변을 훑으며 먼지를 쓸어담았다. 때문에 충전기 선 너머의 먼지는 청소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LG전자 코드제로 R9 씽큐는 전선 등 장애물을 밀어내며 청소를 했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지역을 청소할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윤 기자 : 센서 위치 차이에 따른 결과가 아닐까 싶다. LG 코드제로 R9 씽큐의 센서는 일렉트로룩스 퓨어i9에 비해 조금 더 높은 곳에 있었다. 이 때문에 장애물 감지 능력이 우수했다. 그러나 소파와 침대 아래와 같은 틈새 청소에는 한계가 있었다. 장애물로 인식해 밑으로 들어가지 않은 것이다. 반면 일렉트로룩스 퓨어i9은 센서가 바닥 가까이에 있어 전선과 발매트를 넘지 못했다. 다만 소파나 침대 밑은 거침없이 청소했다.

노 기자 : 개인적으론 전선을 밀어내는 LG 코드제로 R9 씽큐의 청소 방식에 만족했지만 물론 단점도 있었다. 사물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청소하다보니 가방끈이 흡입구로 들어와 작동 불능에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 또 흡입구가 일자로 제작돼 선풍기와 같이 둥근 모양의 사물 주위는 일렉트로룩스 퓨어i9이 조금 더 꼼꼼히 청소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윤 기자 : LG 코드제로 R9 씽큐는 장애물 감지가 우수한데 반해 꼼꼼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대로 일렉트로룩스 퓨어i9은 어디든 자유롭게 다녔지만 장애물을 넘는 능력이 부족했다. LG 코드제로 R9 씽큐가 힘쎄고 건장한 20대 남성에 가깝다면 일렉트로룩스 퓨어i9은 꼼꼼하지만 조심성 많은 여성을 닮은 느낌이었다.



LG 코드제로 R9 씽큐와 일렉트로룩스 퓨어i9는 청소 성능외의 다른 부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먼지통 크기와 배터리 용량, 스마트 기능에서는 LG 코드제로 R9 씽큐가 우수했다. 반면 일렉트로룩스 퓨어i9는 청소시간, 소음, 진동 등에서 한 발 앞섰다. 스마트 기능의 경우 LG 코드제로 R9 씽큐가 8개월 늦게 출시된 만큼 '차이가 나는게 당연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노 기자 : 로봇청소기를 구매할 때 생각보다 중요한 부분이 먼지통의 크기다. 로봇청소기는 먼지통을 이고 스스로 이동하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먼지통이 작은 경우가 많다. 일반 청소기와 달리 3~4번만 청소하면 먼지통이 가득 차 비워줘야 할 수 있다. 양사가 먼지통의 크기를 제품 스팩에서 밝히지 않았지만 육안으로 봐도 LG 코드제로 R9 씽큐의 먼지통이 컸다. 최소한 1.5배 이상 큰 것으로 보였다. 먼지통을 비우는 작업은 둘 다 용이했다.

윤 기자 : 먼지통에서는 LG 코드제로 R9 씽큐가 우수했다. 동감한다. 5단계 미세먼지 차단 시스템을 적용한 점은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스마트 기능에서도 LG R9 씽큐가 앞섰다. 특히 홈가드와 인공지능 마이존이 흥미로웠다. 홈가드는 사물의 움직임을 감지해 알려주는 기능으로 혼자 사는 여성들이 좋아할 만 했다. 인공지능 마이존은 청소기가 집의 구조를 기억해 원하는 곳을 청소하는 기능으로 거실을 청소 중인 청소기를 안방으로 옮겨도 현재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청소를 마무리했다.

노 기자 : 배터리 용량도 차이가 있었다. 기자의 아파트는 흔히 말하는 32평형 아파트다. 일렉트로룩스 퓨어i9은 에코모드로 60분까지 청소할 수 있다고 했지만 한 번에 청소를 다 끝내지 못했다. 반면 LG 코드제로 R9 씽큐는 청소를 끝내고도 배터리가 남았다. 청소를 하다 중간에 방전이 돼 충전을 하고 다시 청소에 나서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LG 코드제로 R9 씽큐가 일렉트로룩스 퓨어i9과 비교해 절반 정도의 시간에 청소를 다 끝냈다.

윤 기자 : 20평형 빌라에 거주해서 그런지 배터리 용량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두 제품 다 추가 충전 없이 한 번에 청소를 마무리 했다. 청소시간과 진동에서는 일렉트로룩스 퓨어i9이 우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적인 예로 15개월 아기가 LG 코드제로 R9 씽큐를 작동하면 울음을 터트렸지만 일렉트로룩스 퓨어i9가 작동할 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제품을 체험하는데 애를 먹었다.



★총평

노 기자 : LG 코드제로 R9 씽큐는 프리미엄 제품에 걸맞는 흡입력과 스마트함을 보여줬다. 가장자리로 갈수록 흡입 강도를 세게 해 먼지를 최대한 빨아들이는 부분과 흡입구를 직접 갖다 대는 방식이 특히 만족스러웠다. 흡입을 제외한 부대 장치에서도 LG전자쪽이 더 우수했다. 먼지통 크기와 배터리 용량, 스마트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윤 기자 : 일렉트로룩스 퓨어i9은 집의 구조를 기억하는 스마트 기능이 없는게 아쉬웠지만 청소 성능이 만족스러웠다. 프리미엄 로봇청소기를 구입할 생각이 있다면 일렉트로룩스 퓨어i9를 강력 추천한다. 슬림한 디자인에 꼼꼼한 성격이 만족감을 줄 것이다. 일렉트로룩스가 스웨덴 제품이라 A/S가 우려스럽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멤버십인 '울트라클럽'에 가입하면 2년 간 무상으로 A/S를 받을 수 있다. 참고로 LG 코드제로 R9 씽큐의 무상 A/S기간은 1년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윤진우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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