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채용문 '활짝', 하반기에만 2100명 뽑는다 "IT인재 적극 수혈"

입력 2018-07-06 15:46   수정 2018-07-06 15:49



'필기시험 부활'…채용문 넓어진 만큼 부담도 커져
'디지털 금융' 강화 위해 IT 인재 러브콜

국내 은행들이 채용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4대 시중은행은 올 하반기에만 2100여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의 연간 채용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KEB하나, 신한,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올 하반기에만 2100여명에 이르는 신입행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600명, KEB하나은행 500명, 신한은행 450명, 우리은행 550명 등으로 추산된다.

일부 은행들은 아직 상반기 채용 절차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상반기 채용을 마무리 지은 뒤 정확한 규모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또 채용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다른 은행들을 포함하면 전체 은행권의 채용 규모는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이 채용 모범규준안 마련 등으로 상반기 채용이 주춤했던 만큼 하반기에는 채용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는 예년 수준 이상으로 직원들을 뽑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도 "금융권을 목표로 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채용규모가 확대된 올 하반기가 큰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에 부합하기 위해 은행들은 앞으로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채용문이 대폭 확대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채용비리를 방지하기 위해 필기시험 등이 부활하는 등 채용절차가 까다로워진 만큼 취업준비생들의 부담 또한 커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기존 필기시험과 함께, 하반기부터 국가직무능력표준(NCS)직업 기초능력시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관적인 평가가 나올 수 있는 논술시험의 경우 아예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작년보다 최대 2배 가까이 채용인원을 늘리는 하나은행은 이미 필기시험 전형이 있지만, 채용 과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10여년만에 필기시험을 부활시켰다. 상반기 채용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신한은행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한 금융·경제 관련 시험을 실시했다. 우리은행도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채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금융·경제 및 일반상식을 묻는 필기시험을 진행한다.

은행들은 특히 정보기술(IT) 분야의 인재 채용에 가장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올해를 '디지털 영업의 해'로 내세운 만큼 핀테크 등 디지털 금융에 전문성을 갖춘 IT인재를 적극 채용하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디지털 금융'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당분간 IT인력을 대거 수혈할 것"이라며 "인력 충원을 넘어 전 직원이 디지털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이 IT인재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관련 직군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년째 은행 취업을 준비중인 A씨(29·男)는 "금융권 취업 카페 게시판에 금융 ICT직군에 대한 문의가 그 어느때보다 활발하다"며 "이공계 출신이 장점으로 작용하는 만큼 필기시험만 잘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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