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서 '배짱 투자' 나선 개미들… 레버리지 상품에 돈 몰린다

입력 2018-07-08 18:28  

지수 반등에 베팅하는 ETF
6월 이후 3000억 이상 순매수
하루 평균 거래량 두배 늘어



[ 최만수 기자 ]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이 본격화하며 시장에 공포 심리가 커지고 있지만 지수 반등에 ‘베팅’하는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다. 지수가 오르면 지수 상승률의 두 배가량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개인 자금이 몰리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이후 코스피지수 등락률의 두 배로 움직이는 ‘KODEX 레버리지’ ETF를 217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거래량도 급증했다. 지난 6일 이 ETF 거래량은 1973만 주로 집계됐다. 올해 하루 평균 1000만 주 내외였던 거래량이 최근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코스피지수가 1.96% 급락한 5월30일에는 4006만 주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0년 2월 상장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이후 코스닥150지수 상승률의 두 배가량 수익을 낼 수 있는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도 92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 KODEX 레버리지는 3위,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는 14위에 올랐다. ETF 상품 중에서는 가장 많이 팔린 상품 1, 2위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급락했을 때 단기 차익을 얻으려는 투자자가 찾는 상품”이라며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1배 밑으로 떨어지면서 거래량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레버리지 상품은 지수가 하락하면 손실도 두 배로 커지는 상품이다. 증시 조정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달 이후 KODEX 레버리지는 11.69%,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13.07%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통상전쟁 불확실성이 큰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는 단기투자 상품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한 번에 목돈을 넣기보다 지수가 급락할 때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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