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EU도 무역 장벽… 한국 철강 '사면초가' 신세

입력 2018-07-08 19:06  

EU도 세이프가드 카드 꺼내

"세아창원특수강 규제 풀어달라"
美 현지업체 청원, 상무부 반려
철강 '품목 제외'도 물 건너가



[ 박상용 기자 ] 글로벌 무역전쟁의 여파로 국내 철강업계가 ‘수출 절벽’에 내몰리고 있다. 미국의 철강 쿼터(수입할당제)와 고율 관세로 대미 철강 수출이 줄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도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 카드를 꺼내 들어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세이프가드위원회를 열고, 이달 안에 수입 철강 제품에 세이프가드를 도입하기로 결의했다.

EU는 미국의 관세 장벽 탓에 미국으로 수출하려던 철강 제품이 유럽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보고 지난 3월부터 세이프가드 조사를 진행해왔다. EU는 최근 수년간의 철강 수입량을 반영해 쿼터를 결정하고, 쿼터를 초과한 제품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미국 대체시장으로 꼽히는 EU까지 관세 부과에 나서면서 한국의 철강 수출 여건은 한층 악화될 전망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철강 쿼터 등으로 미국 수출이 어려워지자 유럽 수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EU로의 철강 수출량은 1월 29만5756t에서 4월엔 34만2603t으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철강 쿼터를 피할 유일한 해법으로 꼽혔던 ‘품목 제외’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 미국 상무부는 이달 초 현지 철강 무역업체 프림로즈알로이가 “한국 업체인 세아창원특수강의 스테인리스 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면제해 달라”며 제출한 품목 제외 청원을 반려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3월부터 현지에서 충분한 양을 생산하지 못하는 품목 등에 대해서는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며 품목 제외 신청을 받아왔다. 미 상무부는 “중국 철강업체 샤오강의 탄소합금강판 1만2000t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 달라”는 현지 업체 세네카푸드의 품목 제외 청원도 반려하는 등 한국과 중국 등의 수입 철강제품 쿼터 예외를 사실상 불허했다.

미국에서 공장을 가동 중인 세아제강과 TCC동양 등 한국 철강사들도 미 상무부에 쿼터 제외를 요청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제강 미국법인은 13만5000t 상당의 유정용 강관 튜빙과 케이싱 제품에 대해 제외 신청을 했다. TCC동양의 미국 합작법인 OCC도 3만6000t 상당의 냉연 제품을 쿼터에서 빼달라고 청원 중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실현 가능성은 낮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요처인 미국 기업과 협의해 제외 신청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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