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상식] 스트레스가 화병 부른다

입력 2018-07-10 09:59  

김창연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스트레스 없는 인생이 있을까. 우리나라 국민들이 자주 사용하는 외래어 중 1위가 스트레스라는 보도도 있었다. 그만큼 스트레스를 빼놓고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면 삶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신체와 정신 건강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는 사람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작은 방에서 온갖 집기를 부수며 스트레스를 푸는 ‘스트레스 해소방’이 나왔겠는가.

우리나라 국민들은 ‘참는 게 미덕’이라는 특유의 문화로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고유의 질환도 생겨났다. 바로 ‘화병(火病)’이다.

화병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민간에서 쓰이는 정신건강과 관련된 병명으로 ‘울화병(鬱火病)’의 준말이다. 즉 화병은 ‘화(火)’의 기운을 가진 분노가 쌓여서 생긴 병이라고 할 수 있다. 화병은 정서적 스트레스를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억제하면서 발생한다.

화병의 증상에는 불안, 초조, 가슴 두근거림, 우울, 불면 등이 있다. 신체적 증상으로는 두통, 입 마름, 피로, 흉통 등 다양하다. 이러한 증상들은 우울증, 불안장애와 같은 질환에서 흔히 관찰되는 증상이기도 하다.

화병의 진단은 발병 이전의 일상 생활이나 스트레스 원인을 조사하고 이러한 요인이 심리에 미친 영향을 평가한다. 또 이로 인해 현재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을 파악한다.

한방에서는 화병의 증상이 기혈이 뭉쳐 풀리지 않아 나타난다고 본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막힌 혈을 뚫고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침치료를 실시한다. 또 한약을 통해 심장의 열을 내리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치료도 병행한다.

화병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보통은 스트레스의 관리 방법이 막연하다고 생각하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고 소홀하게 여기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증상이 없어질 것이라 생각하고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평소에 제대로 스트레스 관리를 해줘야 한다. 가벼운 운동이나 명상, 여가 활동은 화병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가정이나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면 이를 피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취미 활동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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