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 & Biz] '6년 공조' 예보·태평양, 110억대 해외은닉자산 회수

입력 2018-07-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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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추적했다"

저축銀 부실 책임자 美에 숨긴돈
이미 낸 세금까지 돌려받아



[ 안대규 기자 ] 예금보험공사와 법무법인 태평양이 6년간의 노력 끝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저축은행 부실 책임자의 은닉 자산 총 110억원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예보는 태평양 자문을 받아 지난달 에이스저축은행과 관련된 자금 수억원을 한국으로 가져왔다. 이로써 에이스저축은행 관련 해외 은닉 자산에 대한 환수 작업은 6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예보는 2012년부터 에이스저축은행 예금자 8만3000여 명 가운데 5000만원 초과 예금으로 피해를 입은 1만6000여 명을 위한 배상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부실 책임자의 은닉 자산을 추적해왔다. 예보가 이번에 회수한 금액은 110억원이고, 이 가운데 미국 현지 은행의 대출금 회수(24억원)와 감정 및 로펌 비용(10억원) 등을 제외한 순수 회수액은 66억원이다. 태평양은 예보의 미국 법원에 대한 민사소송 제기 및 승소, 불법 자산 회수 및 매각, 원천 징수된 세금 환급까지 모든 영역에서 자문을 맡았다.

에이스저축은행은 고양종합터미널 시행사 대표였던 이모씨가 7200억원의 불법 대출을 받아 1000억원가량을 횡령하면서 부실화돼 2011년 영업정지됐다.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과 주영환 대검찰청 대변인이 팀장으로 활약했던 당시 검찰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은 예보에 이씨의 미국 LA 아파트 등 해외 은닉 자산을 통보했다.

예보는 태평양을 선임해 환수에 나섰지만 당시 LA 아파트는 이모씨가 차명으로 세운 법인 소유인데다 긴 소송 절차가 예정돼 있어 회수 성사 가능성은 낮은 상태였다. 자칫하면 미국 현지 은행의 담보권 행사로 남는 자산이 거의 없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했다. 하지만 예보 담당자와 태평양은 당시 옥중에 있던 이씨를 집요하게 압박하고 설득해 은닉 자산을 신속히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민사소송을 거쳐 부동산 처분권을 넘겨받고 현지에서 부동산을 매각했으며, 매각대금에 대해 원천 징수된 세금도 지난달까지 모두 환급받았다. 예보가 지난달 회수한 돈은 미국 국세청과 캘리포니아주로부터 2014년 과도하게 부과된 세금이었다. 미국은 비거주자가 부동산을 매각할 때 세제 혜택을 주는데 태평양이 이를 이용했다. 이씨가 비거주자이기 때문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점을 소명해 비과세 혜택을 받도록 했고, 이씨가 돌려받은 세금을 다시 예보에 귀속한 것이다.

김준우 태평양 변호사는 “해외에서 소송을 통해 불법 자산을 매각하고 환수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국세청 등 사정기관의 해외 은닉 자산 환수에 이런 노하우가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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