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구 서울대 교수 "수작업공정에 센서 달아… 효율성 크게 높였죠"

입력 2018-07-10 19:04  

'스마트 건축공법'으로 北美서 로열티 받는 강현구 서울대 교수

콘크리트 설계·재료 분야 권위자
'포스트텐션' 美 1위사에 기술이전

"스마트공법 발전 가능성 '무궁무진'
원천기술 확보하는 게 중요하죠"



[ 홍윤정 기자 ] “아직도 더 개선해나갈 게 많습니다.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전기차, 자율주행차가 나온 건 아니잖아요. 스마트 포스트텐션 공법도 무궁무진한 발전이 가능합니다.”

‘스마트 포스트텐션’ 공법을 개발한 강현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사진)가 최근 포스트텐션 분야 북미지역 1위 기업인 미국 프리시전 헤이즈 인터내셔널과 이 공법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강 교수는 이 회사가 스마트 포스트텐션 공법을 적용하는 장비, 시공, 서비스, 소프트웨어에서 나오는 매출의 일정액을 로열티로 받는다. 그는 “북미지역에서 특허가 정식으로 등록되기도 전에 자체 개발한 원천 기술의 권리를 인정받아 의미가 크다”며 “제 기술이 앞으로 세계 곳곳의 건축 현장에서 쓰인다면 공학자로서 정말 보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포스트텐션은 콘크리트 구조물의 케이블에 작용하는 인장(수평으로 힘을 줄 때 늘어나는 힘)을 통해 자유로운 형태와 튼튼한 구조를 만드는 공법이다. 장대교량이나 사장교같이 기둥 간 거리가 먼 구조물과 원자력 격납고, 저장탱크 등 강력하게 조이거나 붙들어 매는 힘이 필요한 건축에 활용된다. 기존 공법은 케이블의 늘어난 길이를 사람 손으로 직접 계측·기록한다.

“그동안 수작업을 통해 계측과 기록을 하면서 오차가 생기고 오류가 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해 왔죠. 건축 기술은 발전하고 있는데 포스트텐션 분야에서 여전히 수작업이 이뤄지는 건 전근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마트 포스트텐션 공법에선 케이블에 센서를 달아 계측과 기록을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 공법은 올해 공학한림원이 선정한 ‘100대 미래기술’로 선정됐다. 강 교수는 2014년 처음으로 자동화 아이디어를 냈다. 중소 건설업체인 토탈피에스와 공동 연구를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했고, 이듬해 초기 단계의 자동화 공법을 내놨다. 2016년 국내 특허를 받았고, 국내에선 일부 시공되고 있다. 콘크리트 설계와 재료분야를 연구해온 강 교수는 국내 포스트텐션 분야 권위자다. 2009년 미국 콘크리트학회에서 포스트텐션 구조 관련 논문으로 최우수논문상을 받았고, 2013년에는 미국 포스트텐션학회(PTI)에서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

강 교수는 북미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브라질, 호주, 아랍에미리트, 멕시코 등에 특허를 출원했다. “어떤 산업분야에서든 원천기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 세계에서 우리의 원천기술이 팔리면 저뿐만 아니라 학교와 대한민국에도 이득이 됩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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