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이어 우리銀도… 부동산신탁 진출 채비

입력 2018-07-12 17:54  

KB·하나 300억대 순이익

금융위 신규 인가 허용에
非은행 계열사 확보 움직임



[ 김순신/선한결 기자 ] 부동산 신탁 시장이 은행들의 새 전쟁터로 떠오르고 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이 부동산 신탁 자회사로 적잖은 순이익을 올리자 신한금융과 우리은행도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때마침 금융위원회가 부동산 신탁회사 인가를 더 내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신탁 자회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관련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12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주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비은행 계열사를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도 부동산 신탁 자회사 확보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신한금융은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함께 세운 생보부동산신탁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매각 의지가 불분명해 인수 작업이 큰 진척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생보부동산신탁 인수가 어려워지면 설립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과 금융그룹이 부동산 신탁업체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부동산 신탁 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개 부동산 신탁회사의 순이익은 5046억원으로 1년 전(3933억원)보다 28.3%(1113억원) 증가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3년 1223억원대에 머물렀던 순이익이 4년 동안 네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으로 지난해 각각 364억원과 319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2009년 이후 신규 업체 진입이 없는 데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업체들의 수익성이 좋아졌다”며 “재건축이 주춤해도 도시재생 등 새로운 사업이 있는 만큼 부동산 신탁 사업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라고 진단했다.

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신탁 방식 재건축은 신탁사 수수료가 개발비용에 포함돼 올해 부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줄어드는 데다 조합 설립 등 재건축을 위한 복잡한 단계를 간소화할 수 있어 최근 주춤하는 재건축 시장에서도 기존 조합 방식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은행과 금융지주들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 수준인 부동산 신탁업을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순신/선한결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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