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 고착된 최저임금 결정 방식… 이대론 안된다"

입력 2018-07-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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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석의 뉴스 view

정확한 통계·전문가 없이
노사 교섭 방식으로 진행
정부도 공익위원 통해 개입
올해도 역시 '예견된 표결'

최종석 노동전문위원



[ 최종석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는 매년 6월29일까지 다음 해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의결해야 한다. 그 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의제기 기간을 거쳐 매년 8월5일까지 결정(고시)한다. 이듬해 시행 전까지 5개월가량 준비 기간을 둔 것이다. 기업·근로자의 인건비·임금뿐만 아니라 물가 등 국민생활 전반에 걸쳐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영향률도 높아졌다. 올해는 23.6%로 추산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신의 임금이 인상되는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4분의 1가량이나 된다는 얘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이 대부분 10% 미만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감소시킨다는 건 노동경제학계 정설이다.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가 사실상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황에서 한국만 실업률이 높은 것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때문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국내 경기가 위축되는 가운데 이례적인 물가 상승도 최저임금 영향이라고 경제학계는 본다. 이처럼 고용시장, 생산물시장에 영향이 큰 최저임금은 본래 경제제도다. 정확한 통계와 전문지식이 뒷받침돼야 하는 이유다. 최저임금위원회에 임금수준·생계비전문위원회 등 전문위원회와 연구위원회를 두도록 법에 정하고 있다. 근로자 임금수준과 생계비, 소득분배 상황, 노동생산성 등을 분석해 심의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실제로는 노사 간 교섭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부도 공익위원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개입한다. 결국 경제제도가 사회·정치제도로 변칙 운영되는 셈이다. 파행운영 끝에 공익위원 주도 아래 결과가 예견된 ‘표결’을 거치는 것이 매년 관례화됐다. 전문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임금수준전문위원회, 생계비전문위원회도 노동계, 경영계, 공익이 같은 숫자로 구성돼 있다.

위원 면면을 보더라도 노동경제, 거시경제 등 경제 관련 전문가는 거의 없다. 최저임금을 미국같이 국회에서 정하자는 의견도 있다. 근본적으로는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현행법 아래서라도 법 취지대로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현실적 대안이 설득력을 얻는 배경이다.

js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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