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겹호재'에 웃는다

입력 2018-07-13 17:51  

KAI 보유지분 2360억에 매각
항공기 엔진 R&D '실탄' 확보
한화지상방산·테크윈 수출 선전
子회사 실적 개선에 2분기 기대



[ 김보형 기자 ]
국내 유일의 항공기 엔진 제작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겹호재를 맞았다. 다른 회사 지분 매각을 통해 새 항공기 엔진 개발을 위한 든든한 ‘실탄’을 확보했다. 한화지상방산 등 자회사 수출 증가와 그룹 지배구조 개편 등으로 실적도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0일 보유하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5.99%)을 2360억원에 매각했다. 매각 시점이 공교롭게 KAI 주가가 단기 저점일 때여서 배경을 놓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사 인수합병(M&A) 자금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얘기부터 KAI가 추진 중인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분분했다.

하지만 이번 지분 매각은 신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2015년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미국 프랫앤드휘트니(P&W)와 최신형 항공기 엔진인 GTF 엔진 공동개발사업(RSP) 계약을 체결했다. 연료 효율성이 높은 GTF 엔진은 유럽 여객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의 중단거리형 여객기인 ‘A320네오’에 탑재된다. A320네오는 6000대 이상의 수주 잔액을 확보한 인기 기종이다.

일반적으로 수조원대의 투자비가 필요한 항공기 엔진 개발사업은 수익을 참여지분만큼 배분하는 RSP 계약을 맺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GTF 엔진 개발에 48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800억원가량의 투자비가 필요하다. 올해 1분기에도 GTF 엔진 투자비용 184억원이 반영돼 3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RSP 계약은 초기 투자 부담이 크지만 사후관리시장 매출이 늘어나는 시점부터는 수익이 높아진다”며 “항공기엔진 글로벌 넘버원 파트너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지상방산과 한화테크윈 등 자회사의 선전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 개선을 이끌 전망이다. 올해 2분기 한화지상방산의 K9 자주포 수출 실적은 전년보다 20배 이상 증가했다.

폐쇄회로TV(CCTV)를 생산하는 한화테크윈도 오는 4분기부터 베트남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어서 원가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그룹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이 다음달 1일 그룹 시스템통합(SI)업체인 한화S&C를 흡수합병하는 것도 호재다. 한화S&C 합병을 통해 연간 4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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