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으로 2년간 일자리 33만개 줄어"

입력 2018-07-1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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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

"中企 비정규직 감소폭 더 커
계층 간 소득 격차 더 벌어질 것"



[ 좌동욱 기자 ] 근로시간 단축으로 2020년까지 최대 33만6000여 개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부담이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판매와 생산이 줄어들고 고용마저 감소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고용과 소득 감소폭이 커 소득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5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근로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향상과 자본 가동률(생산에 활용된 자본의 비율) 상승이 이뤄지지 않으면 2019년 10만3000개, 2020년 23만3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경연은 강성 노조가 버티는 가운데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유지되면 근로시간이 줄어도 기업이 고용을 늘리거나 임금을 줄여 생산성을 높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결국 시간당 임금과 판매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이 제품 가격을 올리고, 이로 인해 판매량이 줄어들고 생산과 고용이 감소한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계약 형태별로는 2020년까지 정규직 일자리가 13만2000개, 비정규직 일자리가 10만 개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일자리가 17만2000개, 대기업 일자리가 6만1000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의 비정규직 일자리가 9만3000여 개 줄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경연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고용이 감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생산성은 1%, 자본 가동률은 5% 이상 높아져야 한다고 추정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규제 개혁을 통해 투자환경을 개선해 생산을 향상시키고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해 자본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고용 유지의 핵심”이라며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도 현행 2주~3개월에서 3개월~1년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시간 단축이 질 나쁜 소득 재분배를 초래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생산성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모든 계층의 소득이 감소하는 가운데 저소득층 소득이 더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고용과 소득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고용을 늘리고 서민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근로시간 단축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한경연은 우려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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