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180도 태도 바꾼 석유공사에 어리둥절한 직원들

입력 2018-07-17 09:59   수정 2018-07-17 10:04


“한국석유공사가 4조5000억원을 주고 매입한 캐나다 하베스트가 부도 위기에 직면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2015년 6월22일)

“석유공사가 영국 다나 부실 유전에 3억달러를 추가 지원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2015년 6월26일)

“자체 조사 결과 하베스트 매장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부풀려 분식회계했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 증거인멸은 있을 수 없다.”(2017년 7월10일)

국내 대표적인 에너지 공기업 중 하나인 한국석유공사가 얼마 전까지 잇따라 내놓았던 보도 해명자료입니다. 한결같이 의혹을 부인하는 내용입니다. 정권 교체 이후였던 작년 7월에도 다르지 않았죠. “결과적으로 경영 판단 미스가 있었지만 분식회계 증거인멸 등 범법 행위는 일절 없었다”고 강조했던 겁니다.

그랬던 석유공사가 16일 ‘공개 반성문’을 썼습니다.

“무리한 해외 투자와 엄격하지 않은 사업평가 기준을 사용해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하베스트와 다나 유전의 매장량을 과대 평가해 큰 손실을 입었다는 점을 시인한 겁니다. 석유공사는 외부 용역 결과를 이사회에 허위 보고했고 결국 수 조원의 손실을 냈습니다. 하베스트 다나 등에 파견됐던 직원들이 복지비를 과도하게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과했습니다. 파견 직원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휴가 때 항공비 지급’ 등의 규정을 만들었고, 사실상의 국민 돈을 펑펑 썼다는 점에 대해 ‘반성한다’고 했습니다. 노사 공동으로 구성한 내부 개혁위원회 조사를 통해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에 책임을 묻고, 검찰 고발 등 조치도 취하기로 했고요.

석유공사가 180도 태도를 바꾸자 어리둥절해 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았는데 공개 반성문을 먼저 썼으니까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석유공사는 과거에 경험한 적 없는 ‘초유의 길’을 가야 합니다. 이 회사 부채는 작년 말 기준 17조원에 달합니다. 부채비율은 674%로 한계상황이지요. 2013년만 해도 부채비율은 172%였습니다.

다만 이런 상황이 석유공사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아줬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3월 석유공사 수장으로 전문경영인 양수영 사장이 취임할 수 있었던 것도 석유공사의 재무구조가 감안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양 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 등에서 근무한 자원개발 전문가입니다. 취임 직후부터 임금의 절반을 반납하고 있지요. 관례대로 ‘낙하산’이 내려왔다면 석유공사 회생은 더욱 힘들었을 겁니다. 석유공사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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