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의 5G탐험]5G 주파수 경매, 알고보니 '위치 전쟁' 이었던 이유

입력 2018-07-17 10:00   수정 2018-07-19 16:34

황금주파수 3.5㎓, 위치에 따라 다른 낙찰가
SKT, 확장성·혼간섭 우려 적은 C대역 차지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첫 단추는 주파수 경매였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달 주파수 경매를 모두 마쳤다. 이통 3사는 경쟁사보다 더 많은 주파수 대역폭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치렀다.

이번 경매의 주요 관심사는 3.5㎓(기가헤르츠) 대역 총 280㎒(메가헤르츠)의 주파수였다. 이 대역이 LTE(롱텀에볼루션)과 성질은 비슷하나 효율은 3배가 높아서다. 무엇보다도 3.5㎓ 대역은 커버리지 확대가 쉬워 전국망 구축에 유리한 장점도 있다.

이번 경매는 1·2차로 나뉘어 주파수의 '폭'을 결정한 뒤 2차로 '위치'를 결정했다. 1차 경매를 통해 이통3사는 3.5㎓ 대역 280㎒ 폭을 SK텔레콤 100㎒, KT 100㎒, LG유플러스 80㎒씩 나눠 가졌다.

이후 위치 경매가 이뤄졌다. 주파수는 더 넓은 대역폭을 확보하는 것 만큼 좋은 위치를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다. 향후 추가로 5G 주파수 경매를 진행하게 될 때, 기존에 사용했던 주파수와 붙여 사용하기 위해서는 특정 위치의 주파수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주파수는 위치에 따라 A대역(맨 왼쪽), B대역(가운데), C대역(맨 오른쪽)으로 나뉘었다. 이통 3사는 C대역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SK텔레콤이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를 밀어내고 C 대역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이 C대역 확보를 위해 2505억원을 더 투자하면서다. KT는 B대역 확보에 0원, LG유플러스는 A대역 확보에 351억원을 썼다. 왜 이통3사의 시선이 C대역으로 몰렸을까.



이유는 C대역의 확장성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3.5㎓ 대역의 주파수는 위치에 따라 A(LG유플러스), B(KT),C(SK텔레콤) 세 대역으로 나뉜다.

A 대역(3.6~3.7㎓)은 폭 80㎒로 공공주파수와 붙어있다. 이 때문에 확장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주파수 간섭 문제로 경매에서 제외된 20㎒와 붙어있기 때문에 향후 5G 주파수 확장 여지가 있다.

B 대역(3.5~3.60㎓)은 가운데 위치한다. 그 옆에 위성주파수와 붙어있는 C 대역(3.42~3.50㎓)이 있다.

C 대역은 공공주파수 간섭에 대한 영향이 없을 뿐만 아니라 향후 5G 서비스 수요확대에도 빠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후 5G 주파수를 추가 확보해야 할 때 유리한 자리라는 뜻이다. 추후 C대역의 우측 대역이 5G 용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정책국장은 주파수 경매 당시 언론 브리핑에서 "SK텔레콤이할당 받은 3.5㎓ 대역(3.6~3.7㎓) 오른쪽 상황은 위성이 쓰는 주파수다"며 "전 세계 적으로도 5G 주파수가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예측들이 나오는데, 그렇게 될 경우 추가로 확장할 수 있는 대역이 3.5㎓ 오른쪽으로 여겨진다"고 언급한 바 있다.

즉 SK텔레콤이 '노른자위'의 주파수를 가져갔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확장성'이다. 추후 5G 추가 경매가 있을 때, 가장 유리한 자리란 뜻이다.

같은 주파수 대역폭이라도, 위치에 따라 달라진 5G 주파수 낙찰가. 5G 서비스에 앞서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이통사들의 치열한 주파수 확보 경쟁은 마무리됐다. 이통사는 앞으로 5G 상용화를 위해 장비업체를 선정하고, 주요 지역에 5G 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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