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투자 기업의 가치가 높아졌다. 투자 기업의 기업가치는 2015년에 평균 265억원, 2016년 324억원, 지난해 244억원이었다. 올 들어서는 64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2016년과 올해를 비교해보면 2.45배 비싸게 투자한다고 볼 수 있다. 투자 기업의 가치가 높아진 것은 수요가 많아진 영향이다. 예전에는 비상장 바이오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벤처캐피털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2조원 이상 조성된 코스닥 벤처펀드, 증권사 등도 참여하면서 투자자금이 많아졌다.
둘째, 아직도 투자할 만해서다. 투자를 결정할 때는 관련 유사기업의 상장 유무, 유사기업들 상장 시 시가총액 등을 중요한 잣대로 삼는다. 상장기업 시총은 2015년에 평균 1204억원, 2015년 2273억원, 2016년 948억원, 지난해 948억원, 올해 2386억원이었다. 이를 투자 시 기업가치와 비교해보면 2015년에는 4.5배, 2016년 7배, 지난해 3.8배, 올해는 3.6배였다. 예컨대 올해 649억원의 기업가치로 투자하면 3.6배인 2386억원의 투자수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바이오벤처기업의 기업 가치가 계속 증가하면 추가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고 결국 기업가치가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꼭 비관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오히려 이점으로 활용할 기회다. 바이오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지금의 환경이나 분위기가 해외의 우수한 기술과 기업을 끌어들이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이나 연구자들이 한국에서 투자를 받거나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 한다. 바이오산업은 글로벌 인재와 기술이 융합되고 이를 빠른 속도로 제품화시키는 환경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최근의 투자환경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국 바이오기업들은 지난해 말부터 연구개발(R&D) 비용의 회계 처리를 놓고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 게다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사태까지 겹치면서 주가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오 투자 열기를 디딤돌로 우수한 해외 기술까지 받아들여 빠른 산업 성장을 지속할 지혜가 필요한 때다.
임정희 < 인터베스트 전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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