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 눈여겨본 기관들 투자나서
≪이 기사는 07월17일(17:4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의 부실채권(NPL) 투자회사인 하나에프앤아이가 발행하는 회사채에 모집액보다 다섯 배 많은 투자수요가 모였다. 최근 실적 개선를 눈여겨본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투자에 나섰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에프앤아이가 12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기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588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400억원을 모집한 1년6개월물에 1600억원, 800억원을 모집한 2년물에 4280억원이 들어왔다. 유안타증권과 IBK투자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실적 개선과 함께 재무구조가 안정화된 것이 기관들 사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하나에프앤아이는 2016년 2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을 지난해 103억원으로 늘렸다. 올 1분기에도 2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수익성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신전문사업 관련 투자손실을 줄이면서 NPL사업에서 꾸준히 이익을 쌓은 덕분이다.
이익을 늘리는 가운데 지속적인 유동성 확보를 통해 차입부담도 줄였다. 이 회사는 2016년 300억원어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 지난해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2015년 말 496억원이었던 자기자본을 지난 1분기 말 1146억원으로 늘렸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970.2%에서 457.6%로 떨어졌다.
하나에프앤아이는 풍부한 수요가 몰리자 채권 발행금액을 1500억원으로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발행금리도 기대했던 것보다 낮게 결정될 전망이다. 1년6개월물은 희망금리 대비 0.1%포인트 낮은 2.6%, 2년물은 0.2%포인트 낮은 2.7% 수준의 금리로 발행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일곱 번째로 높은 ‘A-’(안정적)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쓰인다.
IB업계 관계자는 “2013년 말 여신전문업에서 NPL사업으로 업종을 바꾼 이후 서서히 NPL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자산운용사 등 여러 기관이 이 회사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투자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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