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가수 오디션, 韓·태국 요리 경연… 예능의 글로벌 '점프'

입력 2018-07-17 18:52  

양국 동시 방영 '프로듀스48' '팀셰프' 인기 행진

엠넷의 오디션 '프로듀스48'
일본 위성 BS스카파서 방영
韓·日 연습생 96명 중 12명 선발
네이버·야후재팬서 검색 상위권
광고·협찬사 107개 유치 성과

JTBC 요리 프로 '팀셰프'
韓·태국 요리사 6명 신메뉴 경쟁
2PM 멤버 닉쿤은 평가단 출연
이엔캐스트, 회당 1억3천만원 투자
'?양꿍 어묵' 등 상품화 계획



[ 유재혁 기자 ]
한국과 일본, 한국과 태국 등 두 나라 출연자들을 앞세워 양국에서 자국산처럼 동시 방송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수익성 있는 새 방송 포맷으로 주목받고 있다. CJ ENM 채널 Mnet의 ‘프로듀스48’과 JTBC의 ‘팀셰프’가 그것. 프로듀스48은 지난달 15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1시 한국은 물론 일본 위성방송 BS스카파에서 방송 중이다. 지난달 30일부터 방영된 팀셰프는 매주 토요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한국과 태국 ONE TV 전파를 탄다.

프로듀스48은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기획사에서 트레이닝해온 한·일 연습생 총 96명 중 국민 프로듀서의 선택으로 국적과 관계없이 12명의 데뷔 멤버를 선발한다. 한국과 일본의 대표 온라인 사이트인 네이버와 야후재팬에서 매회 방송 전후로 안유진, 장원영, 야부키 나코, 사토 미나미 등 화제의 연습생들이 ‘실검 1위’를 비롯한 검색 상위권에 올랐다. 첫 회 1.1%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 시청률은 2.8%까지 기록했다. 일본 TV 정보지 더텔레비전이 TV 시청의 화제성 등을 측정해 발표하는 ‘시청열(視聽熱)’지수에서도 지난 6일 버라이어티 부문 1위, 13일 2위 등에 올랐다.

태국과 중국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연습생이 부른 ‘내꺼야(PICK ME)’ 음원이 태국 아이튠즈 차트 1위에 올랐다. 중국 웨이보 등에서도 검색어 순위 상단을 차지했다. CJ ENM 측은 이 프로그램의 광고 및 협찬사가 평균치보다 많은 107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용범 CJ ENM 국장은 “프로그램을 통해 출연자의 팬덤이 형성되고 있다”며 “12명의 데뷔 조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면 6조원 규모의 일본 음악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전역에서 다양한 음악 비즈니스가 빠르게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팀셰프는 한국과 태국 요리사 6명이 각각 팀을 이뤄 양국 음식을 융합한 신메뉴를 개발하는 경쟁을 벌인다. 정형돈, 김준현과 태국 배우 샤크릿 얌남이 공동 MC로 나섰고, K팝 가수 2PM의 태국 멤버 닉쿤 등이 평가단으로 출연한다. 팀셰프는 양국 TV에서 본방송한 1시간 뒤 모바일의 라인TV가 재방송한다. 국내 콘텐츠 제작회사 이엔캐스트가 회당 1억3000만원을 투자해 16부작으로 제작, 양국 방송사에 판매했다. 태국에서는 방송 광고띠를 구매해 현지 광고대행사를 통해 광고사업까지 하고 있다.

조영봉 이엔캐스트 부사장은 “첫 시즌에는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게 목표”라며 “광고 선판매가 가능해지는 시즌 2부터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즌2부터 중국, 베트남 등으로 대상국을 넓혀 한국 팀과 요리 경연을 할 계획이다. 태국에는 포맷을 판매해 다른 팀과 프로그램을 제작하도록 할 수도 있다.

두 프로그램은 한 편의 제작비로 두 나라에서 자국 콘텐츠로 동시 방송하기 때문에 제작비 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다. 동시에 시장은 두 배로 커지는 장점이 있다. ‘크로스 컬처’(문화교류) 모델로 양국 문화의 미묘한 차이점과 공통점에 시청자의 관심이 쏠리면서 화제성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조 부사장은 “처음에는 태국 문화를 폄하하는 현상이 일어날까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한국 사람도 해외여행을 많이 하면서 외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존중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두 나라 출연자가 나오는 것에 제3국 시청자의 관심도 높다. 팀셰프는 동남아시아에서 많은 시청자를 확보해 라인TV를 통해 홍보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엔캐스트 측은 이번 방송에서 개발한 신메뉴를 상품화할 계획이다. 태국음식 ?얌꿍과 한국의 어묵을 합친 '?양꿍 어묵', 갈은 망고와 쌀밥을 섞은 ‘망고 라이스’는 상업성 있는 메뉴로 손색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CJ ENM 관계자는 “양국 출연자를 내세운 프로그램이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며 “이런 형식의 프로그램이 많이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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