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양파·배추·당근… 폭염에 줄줄이 '金값'

입력 2018-07-18 17:47   수정 2018-07-19 09:21

항공·호텔·외식비도 올라

애호박 가격 95%↑…속초 콘도 요금은 작년 두 배



[ 김보라 기자 ] 짧은 장마와 폭염, 최저임금 인상이 겹치며 여름철 생활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1주일 새 폭등했다.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가계 경제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폭염 피해를 입은 농수산물 시세는 이번주 들어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8일 전국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채소 가격이 전주 대비 평균 10.98% 상승했다. 애호박 1개는 840원에서 1652원으로 95.5% 급등했다. 양파와 배추, 당근도 상승률이 30%대에 달했다. 감자와 고구마는 각각 18%, 47% 올랐고 대표적 여름 채소인 오이도 개당 696원에서 998원으로 상승했다.

피서철 대표 식재료인 돼지고기 삼겹살과 구이용 소고기 등심, 김밥용 김 가격도 오르고 있다. 소고기 등심 1등급(100g) 가격은 1주일 새 6975원에서 8228원으로 18%, 돼지고기 삼겹살(100g) 가격도 2554원에서 2704원으로 5.8% 상승했다.

휴가철 물가도 심상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제항공료와 콘도 숙박료는 지난 6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18.1% 상승했다. 호텔 숙박료는 2.7%, 놀이시설 이용료도 4.1% 뛰었다.

피서지 인플레이션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동해안이다. 동해안 숙박요금은 7월 첫주 기준 전년 대비 평균 5.8% 올랐다. 82.5㎡ 기준으로 1박 평균요금이 18만4841원이다. 속초는 콘도 평균 이용 요금이 1박에 22만원으로 전년(9만6660원)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식품·외식업체는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식품 원재료값과 최저임금 인상분이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오뚜기는 지난달 초 라면을 제외한 16개 품목 가격을 최대 27.5% 인상했다. 오뚜기 자른당면이 5100원에서 6500원으로 27.5% 올랐고, 구수한 누룽지(소컵)와 맛있는 미역국, 3분 햄버거와 3분 미트볼 등 제품은 200원씩 올랐다. 제과회사도 동참했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빼빼로 4종 가격을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올렸다. 크라운제과는 참크래커 가격을 1200원으로 33%(300원) 인상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내년도 추가적인 최저임금 인상 등 요인을 명분으로 외식 가격과 식품 물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서울 지역 소비자가 찾는 대표 외식 메뉴 8개 중 7개가 1년 새 가격이 올랐다. 냉면 한 그릇은 평균 8808원으로 전년 같은 달(7962원)보다 10.6% 올랐다. 삼겹살 가격은 5.6% 상승했고 김치찌개 백반(2.6%), 칼국수와 김밥(1.8%), 비빔밥(1.4%), 삼계탕(1.1%) 등도 일제히 올랐다. 서용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이후 외식업자가 경영난에 처하고 있다”며 “소비자 반발을 감수하고라도 메뉴 가격 인상이라는 불가피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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