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원전 수명연장이 가장 효율적"이란 국제에너지기구의 조언

입력 2018-07-19 09:30   수정 2018-07-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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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는 건 비용 효율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발간한 ‘세계 에너지 투자 2018’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IEA는 선진국 위주로 총 30개국이 가입한 권위있는 국제기구입니다. 한국도 회원국이죠.

매년 에너지 투자 관련 백서를 내놓는데, 올해 역시 친환경 에너지와 함께 원전을 많이 소개했습니다.

예컨대 작년 전세계 에너지 투자는 전년 대비 2% 감소한 1조8000억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재생에너지 투자는 2980억달러로, 전년 대비 7% 줄었지만 여전히 원전이나 화력발전 투자 규모를 압도했습니다. 재생에너지 중 태양광 발전 투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 거의 절반(45%)이 중국에서 이뤄졌지요.

원전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도 소개했습니다. IEA는 “전세계적으로 작년 원전 투자액의 절반은 새 원전을 짓는 데 쓰인 것이 아니라 기존 원전을 보수하고 교체하는 데 사용됐다”고 했습니다. 지난 5년간 40G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노후 원전이 40년을 넘어 운영하도록 연장운전 허가를 받았다고 했지요. 전세계 원전의 90% 이상은 수명연장 절차를 밟아 40~60년 운행되고 있습니다.

IEA가 원전의 효율성을 언급한 것도 이 대목에서였습니다. “노후 원전을 10년 더 운영해서 생산하는 전력이 같은 기간 태양광과 풍력 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전력량의 15%에 해당한다. 그런데 비용은 (태양광 및 풍력 대비) 3%밖에 들지 않는다.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해 사용하는 게 효율적인 수단이 될 수 있는 이유다.”

또 원전 수명을 단순히 20년 연장하는 조치만으로 태양광 및 풍력 투자 때의 기대 전력량 중 30% 이상을 생산할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원전의 수명 연장이 저탄소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이라는 조언도 했지요. 노후 원전에 대한 안전 조치가 강화돼야 한다는 말과 함께였습니다.

한국에선 지난달 경북 월성 1호기 원전이 조기폐쇄됐습니다.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36년만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건설·운영·보수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정부는 작년 탈(脫)원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모든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21년 8월까지 고리 2호기의 수명연장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에 이어 또 하나의 원전이 ‘조기’ 폐로됩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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