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후폭풍… 문 대통령·민주당 지지율 동반 급락

입력 2018-07-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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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미터 조사…61.7% 기록
자영업자·PK 12%P 이상 ↓
대통령 취임 이후 최대폭 하락

민주당도 41.8%로 떨어져
일주일새 3.8%P ↓…5주째 내려
한국당 지지율은 19.5%로 상승



[ 박재원 기자 ]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취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문 대통령 지지율에 의존해온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도 19대 대선이 치러지기 한 달 전인 작년 4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부산·경남(PK) 지역에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드러난 2016년 말 이후 처음으로 여당 지지율이 자유한국당에 뒤집혔다.


◆文에 등 돌린 자영업자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6∼18일 실시한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율은 지난주보다 6.4%포인트 떨어진 61.7%로 집계됐다. 주간 기준으로는 취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 구성을 놓고 논란이 일었던 올 1월 4주차(60.8%)에 이어 취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지지율이기도 하다. 이번 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1504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응답률 4.1%다.

날짜별로 보면 문 대통령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한 지난 16일에 지지율이 63.8%로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주간 부정 평가율은 6.1%포인트나 상승했다.

업종 및 지역, 정치성향별로 보면 자영업자의 지지율 하락폭이 12.2%포인트로 가장 컸다. PK 거주자(12.3%포인트)와 50대(11.0%포인트), 중도층(7.7%포인트)이 뒤를 이었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남북 평화 분위기에 가려졌던 경제 문제가 최저임금 인상 논란 등으로 불거지면서 영향을 미쳤다”며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추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년8개월 만에 PK 내준 여당

‘문재인 효과’를 톡톡히 누린 민주당은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자 덩달아 곤두박질쳤다. 민주당 정당 지지도는 지난주 대비 3.8%포인트 떨어진 41.8%를 기록했다. 5주 연속 내림세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가장 낮은 정당 지지율이다. 특히 PK 지역 지지율은 31.2%로, 36.6% 지지를 얻은 한국당을 밑돌았다.

민주당이 고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산입범위 결정 과정과 난민 문제 대처 등에서 민주당이 개혁에서 후퇴하고 ‘우경화’하는 모습을 보인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돼도 효과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여당의 해명에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물론 일부 지지자들이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회 문제로 떠오른 난민 문제에 대해 민주당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도 지지율을 떨어뜨린 요인이다.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동안 진보정당인 정의당 지지율은 급격히 상승했다.

최근 김병준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한 한국당 지지율은 19.5%로 전주보다 2.5%포인트 올랐다. 다만 민주당 지지율이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떨어진 반사이익을 한국당이 챙겨가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권 실장은 “이탈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진보성향이 강한 정의당을 택하거나 무당층으로 잔류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국민이 늘고 있고 청와대와 여당이 먹고사는 문제의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 지지율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재정확대 정책을 펴고 있지만 세금을 낸 만큼 효과가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는다고 느낄 경우 중산층 이탈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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