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발표를 코 앞에 둔 신한금융지주의 어깨가 무겁다. 작년 이맘때 KB금융지주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어준 후 절치부심(切齒腐心)했지만 1등 자리 탈환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올해 2분기도 KB금융의 독주를 막지 못하리란 전망이 짙다.
2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보다 3.6% 증가한 1조1967억원, 순이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2.3% 감소한 8815억원이다.
순이자마진(NIM)이 소폭 상승하고 양호한 대출 성장률로 순이자 이익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특히 2분기에는 국민행복기금 카드채권 매각으로 27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해 실적이 시장 추정치를 뛰어 넘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예상 그룹 순이자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0.2% 늘어난 2조1091억원, 순수수료이익은 7.5% 증가한 4698억원으로 핵심이익 성장세가 높다"며 "국민행복기금 배당금 약 270억원을 더한 2분기 예상 순이익은 9153억원으로 시장 평균 추정치를 웃돌 것"으로 분석했다.
신한금융은 오는 24일 실적을 발표한다.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미소를 짓기엔 불편한 구석이 있다. KB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빼앗긴 후 꼬박 1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2등에 머물고 있는 까닭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2조9481억원을 달성했다. 3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낸 KB금융에 패하며 9년 만에 '왕좌'에서 물러난 것이다.
현재로서는 올해 상반기 리딩뱅크의 주인공도 KB금융이 유력해 보인다. KB금융은 전날 지주 창립 이래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두며 2년 연속 순이익 '3조 클럽'의 순항을 예고했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에만 1조915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작년 상반기보다 2.9% 성장했다. 2분기 순이익은 9468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2.2% 줄었지만 국민은행 명동 사옥 매각 관련 일회성 이익(세후 834억원)을 제외하면 1분기보다 7.0% 증가했다. 2개 분기 연속 9000억원대에 순이익을 낸 것.
시장 전문가들은 신한금융이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묘수를 강구해야 한다고 짚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은 은행과 비(非)은행 계열사가 고르게 성장하면서 계열사간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신한금융도 비은행 계열사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순위를 뒤집을 만한 방책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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