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인 RBC비율 상승 기대
≪이 기사는 07월23일(17:0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손해보험이 연 5%가 넘는 금리로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한다. 3년 후 새 보험업 회계처리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손보는 오는 31일 30년 만기 영구채 1900억원어치를 사모로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발행금리는 연 5.6%로 결정됐다. 이 채권엔 한화손보가 5년 후 조기상환할 권리(콜옵션)가 붙어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가 재조정된다. NH투자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졌지만 발행회사의 결정에 따라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이다. 발행회사가 청산하면 투자자가 원리금을 상환받는 순위가 뒤로 밀리기 때문에 일반 회사채보다 신용도가 낮고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한화손보가 이번에 찍는 영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로 기업 신용도(AA)보다 두 단계 낮게 매겨졌다.
이 회사는 2021년 IFRS17이 도입되기 전 자산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영구채 발행에 나섰다.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야 하는 IFRS17 아래에선 부채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미리 자본을 쌓는 것이 보험사들의 과제다. 이런 이유로 한화손보는 지난해 300억원어치 영구채 발행과 1997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2000억원 이상의 자본을 확충했다.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말 지급여력(RBC) 비율은 173.8%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약간 웃돌고 있다.
IB업계에선 한화손보가 대규모 투자수요를 모으기 위해 고금리를 제시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보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 중에서 영구채나 후순위채처럼 후순위 성격의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연기금 대부분이 내부적으로 이같은 채권에 투자하지 말라는 지침을 두고 있으며 보험사는 자산건전성 관리문제로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공제회를 핵심 투자자로 포섭하거나 증권사 소매판매 부서를 통해 개인투자자 자금을 끌어올 수 있어야 대규모 영구채 발행이 가능하다”며 “주로 목표 수익률이 높은 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금리에서 눈높이를 맞춰야 수요를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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