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했어" 부하 여직원 볼에 입맞춤 한 육군 장성 직무정지

입력 2018-07-24 15:14   수정 2018-07-24 15:27

군 관계자 "병영 내 남성중심 문화 바로 잡아야"



육군 모 부대에서 장성이 또 부하여군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육군 중앙수사단이 조사 중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어제(23일) A 소장으로부터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당했다'는 피해 여군의 신고를 접수해 현재 육군 중앙수사단에서 면밀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피해자 보호 및 2차 피해 예방을 위해서 신고접수 즉시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 조치했으며, 양성평등상담관 상담과 여성 군 법무관의 법적 지원 등의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A 소장은 직무정지 상태이며,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을 바탕으로 오늘(24일)부로 보직해임을 위한 심의절차에 착수했다. 육군은 이번 사안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육군본부 직할부대의 지휘관인 A 소장은 지난 21일 자신의 관사에서 외부단체를 초청하는 행사를 한 뒤 행사 진행을 도와준 피해 여군을 향해 "고생했다"고 말하며 여군을 포옹하고 볼에 입맞춤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군은 전날 소속 부대에 이 같은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으며 육군은 1차로 피해 여군을 상대로 조사한 뒤 가해 장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군 장성의 부하 여직원 성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일에도 육군의 B 준장이 부하 여군 성추행 혐의로 보직 해임된 바 있다.

B 준장은 올해 3월 부하 여군과 둘이서 식사를 한 뒤 부대로 복귀하던 중 차량에서 피해 여군에게 손을 보여달라고 요구한 뒤 손을 만진 것으로 군 당국의 조사결과 드러났다.

또한 이달 3일에는 해군 장성(준장)이 술을 마시다가 다른 장소에서 음주 중이던 부하 여군을 불러낸 뒤 여군의 숙소까지 가서 추가로 술을 마시고 피해 여군이 만취하자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긴급 체포되기도 했다.

이달 들어 불거진 군 장성의 성범죄 사건만 3건에 달했다.

지난 4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용산 국방부 청사로 군 수뇌부를 불러 '긴급 공직기강 점검회의'를 열고 해군 장성 성폭행 사건을 포함한 성폭력 사건 등을 강하게 질타했지만 이후로도 고위급 장교에 의한 성추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성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남성 중심 문화가 팽배한 병영 내 잘못된 성인식을 바로 잡는 한편, 피해 여군이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 없이 피해 사실을 신고할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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