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바이오 강국’을 표방하고 있지만 바이오 생태계는 너무나 척박하다. 국내 기업들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원부자재는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뛰어난 의약품 제조기술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외국 설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공장을 돌릴 수 없는 처지다. 국내 중소기업의 업력(業歷)이 짧아 기술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원부자재 국산화 프로젝트’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바이오산업 자생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정부 주도의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민간주도 사업이자, 자발적인 동반성장 프로젝트라는 점도 그렇다. 벌써부터 중소기업계에선 동반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고 한다.
정부는 상생협력을 유달리 강조하고 있지만 기업들을 세워놓고 보여주기식 행사에 치중한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숙제 점검하듯이 상생을 윽박지르는 것으로는 효과를 낼 수 없다. 시장메커니즘에 맞는 자발적인 협력만이 기대 효과를 높일 수 있고 기업들에도 유익한 방식이다. 정부 역할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례처럼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상생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여건 조성에 그쳐야 할 것이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