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시행 파장…인력 확보 비상걸린 병원들

입력 2018-07-25 15:16   수정 2018-07-2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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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제 시행 등으로 1인당 근무 시간이 줄고 인력 수요가 늘면서 의료기관마다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의료기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파격적인 처우개선까지 내거는 분위기다.

의료계에 따르면 부산 온종합병원은 최근 3교대 병동 간호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3억원을 긴급 투입키로 했다.

다음달부터 현재 9만원 정도인 간호사 야간 근무 수당을 13만원 정도로 올리고 오후 수당도 2배로 올린다. 이를 통해 매달 야간근무를 7회 정도 하는 신입 간호사 연봉이 3200만원에서 3600만원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여건도 개선키로 했다. 병원 인근 건물 1개층을 간호사 주거용 기숙사로 사용해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던 간호사에게 25평 규모 아파트형 기숙사를 제공한다. 병동별 1명인 주임간호사도 2~3명으로 늘려 간호사 승진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병원 관계자는 "간호사 모집을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지만 서울지역의 병원을 고집하는 젊은 간호사들을 붙잡을 수 없었다"며 "병원으로서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야근수당 인상 등 간호사 처우개선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근무 여건 개선에 나선 것은 이 병원 뿐 아니다.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 보라매병원은 최근 약사들을 대상으로 2주 연속 연차제를 도입했다. 병원은 이를 위해 인력도 충원했다. 병원 관계자는 "병동에 입원한 환자가 많은 병원에서는 24시간 교대로 업무가 이어지기 때문에 평소 긴 휴가를 내기가 어려웠다"며 "약제부의 변화가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한림대병원도 최근 노사 간 인력 충원, 정시 출퇴근 등을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병원들이 바뀌는 것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정부의 노동정책도 영향을 주고 있다. 주 52시간제 근무제 시행 등으로 연장 근무, 휴일 당직근무가 빈번했던 병원들도 노동 여건을 바꾸고 있다.

병원이 속한 보건업종은 주 52시간 근무제 특례업종으로 분류된다. 노사 간 협의를 통해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정할 수 있다. 하지만 노사 간 합의를 하지 못한 상당수 병원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그대로 도입했다.

병원들은 이로 인한 인력 부족 문제도 호소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 11시간 연속 휴식제가 도입되면 의료분야 인력 부족현상은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병원들은 이 같은 근무 조건에 맞추기 위해 인력 채용에 나섰다"며 "서울 수도권 병원들이 인력 보충에 나서면 지역 중소 병원들의 인력 이탈이 도미노현상처럼 이어질 우려가 높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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