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이 관세 인하 등을 합의하면서 한껏 고조됐던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고 있다. 글로벌 무역분쟁 여파에 조정세를 겪던 증시도 한숨 돌렸다. 미국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고 국내 증시도 반등했다.
26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25포인트(0.58%) 오른 2286.28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1% 이상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1.32포인트(1.51%) 상승한 760.21을 기록 중이다.
국내 증시는 간밤 미국 뉴욕증시가 오른 덕에 동반 상승하는 모양새다. 25일(현지시간) 뉴욕 3대 주요 지수는 모두 올랐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172.16포인트(0.7%) 상승한 25,414.10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일대비 25.67포인트(0.9%) 오른 2846.07로 장을 끝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91.47포인트(1.2%) 오르며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인 7932.24를 기록했다.
미국과 EU 간의 무역긴장 완화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증시도 모처럼 호조를 보이는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미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양자회담을 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EU의 대미 무역장벽 완화에 합의했다. EU는 미국산 콩(대두)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고 관세 인하에 힘쓰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EU는 새로운 국면(new phase)을 열었다”며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위한 빅 데이(big day)"라고 평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무역분쟁 합의가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는 글로벌 무역분쟁 우려감이 지속되자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미국과 EU간 무역분쟁 관련 협상 타결 소식이 심리적인 안정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증시 반등폭을 제한한다. 현재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미·중 간의 갈등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 G2간의 무역분쟁과 외환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신흥국의 자금이탈 등에 시달리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이 상호간에 500억달러에 해당하는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2000억달러의 추가 관세를 지시했고 중국은 이에 대해 반발하는 등 보호무역과 관련한 G2간의 분위기는 계속 냉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적극적인 대응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투자자들에게 조언한다.
소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8월말로 예정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방안이 보다 구체화되기 전까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시장 대응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일부의 우려와 달리 중국이 미국에 대해 비관세 장벽 등을 동원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어 물밑 협상 가능성 역시 열려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G2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기는 아직 이르며 차후 전개 추이를 지켜보며 순차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이라고 당부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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