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대한 치명적 실수를 줄여라
지출에 대한 의사결정은 비이성적 방식으로 이뤄져
'멍청한' 소비 습관부터 바꿔야 당신의 지갑을 지킬 수 있다
부의 감각
댄 애리얼리 / 제프 크라이슬러 공저 / 청림출판
‘돈에 관한 편견 치유법이자 실수 방지법.’ 저명한 행동경제학자이자 미국 듀크대 경제학과 교수인 댄 애리얼리와 변호사이자 저술가인 제프 크라이슬러가 함께 쓴 《부의 감각》(청림출판)은 사람들이 돈에 대해 가진 생각, 편견, 선입견, 실수를 행동경제학의 시각에서 파헤친 책이다.
저자의 설명을 빌리자면 이렇다. “이 책은 지출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우리가 접근하는 기묘하고 터무니없는 데다 완벽하게 비이성적인 여러 가지 방식, 그리고 어떤 것은 과대평가하고 또 어떤 것은 과소평가하도록 유도하는 힘에 관해 이야기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돈에 대해 가진 생각과 실제로 돈을 소비하고 투자하는 방식 사이의 괴리를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책은 기업 경영자는 물론이고 일반 독자에게 풍성한 교훈과 지혜를 안겨 줄 수 있다. 모두가 돈에 대해 실수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유려한 필력, 흥미 있는 사례, 탄탄한 이론적 배경의 조합으로 구성된 책이다. 제법 두툼한 분량이지만 읽는 동안 푹 빠져들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왜 돈을 쓰고 후회할까 △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가지 △부의 감각을 키우는 법 등 3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책의 서두는 카지노 객장의 번쩍거리는 불빛 아래에 취한 한 사람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카지노야말로 사람들을 돈에서 분리시키는 기술을 적용해서 고객의 돈을 뽑아가는 전형적인 사업이다. 저자들은 세상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카지노와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카지노에서 돈을 쓰는 사람은 카지노에서의 지출과 커피 지출을 분리된 계정으로 간주한다. 이른바 심리적 회계를 은연중에 가정한다. 이 밖에 공짜 가격, 지불의 고통, 상대성, 기대치, 자제력 등과 같은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돈으로 인한 실수의 상당 부분을 줄일 수 있다.
이 책의 핵심은 2장 ‘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가지’다. 대다수 사람이 돈이나 지출에 대해 갖고 있는 잘못된 생각을 제대로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돈으로부터의 자유를 얻는 데 방해물인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저자가 강조하는 내용은 이렇다. 첫째, 무엇인가 구매한다면 희생하는 것 즉, 기회비용을 먼저 생각하라. 둘째, 신용카드가 돈을 지급하는 고통을 잊게 해주면서 지출을 늘린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셋째, 지출과 관련된 오랜 습관에 의문을 제기하라. 넷째, 공정함이나 노력보다 자신에게 가치있는 것을 우선 생각하라. 다섯째, 돈을 지출할 때 돈의 출처를 갖고 지출을 정당화하지 않도록 하라 등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어떤 것을 소유하고 나면 소유물을 과대평가하는 소유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적절한 시점을 선택해서 매물을 팔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다. 소유의 함정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소유물로부터 심리적으로 자신을 떼어놓는 노력을 의도적으로 행해야 한다. 공유경제, 재능기부, 사회적 기업 등에는 언어가 대상을 바꿔놓는 힘을 갖고 있음을 말해준다. 실상과 무관하게 언어가 어떤 대상을 대단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속성이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또한 기대가 어떤 대상을 한결 위대하게 만드는 속성도 주의해야 하는 점이다. 탄탄한 이론적 배경을 근거로 대부분의 사람이 범할 수밖에 없는 돈에 대한 선입견을 이해하는 것은 돈에 관한 치명적 실수를 피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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