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기업은행, 韓기업 최초 소셜본드 발행 성공

입력 2018-07-27 14:24  

5억달러 모집에 13억달러 매수주문
해외 80여개 기관 적극 투자 나서



≪이 기사는 07월27일(11: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은행이 한국기업 최초로 소셜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우량한 신용도를 높게 평가받은 데 힘입어 모집액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투자수요를 모았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3년 만기 소셜본드 5억달러(약 56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해외 80여개 기관투자가들이 13억달러(약 1조4600억원)의 매수주문을 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코메르츠방크 크레디아그리콜 HSBC가 발행 주관을 맡았다.

소셜본드는 저소득층 지원, 사회 인프라구축, 범죄 예방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발행기업이 채권을 찍어 마련한 자금을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 기업은행은 이번에 소셜본드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임직원 10인 이하 중소기업 지원에 쓸 계획이다.

채권시장에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성격의 채권이 비교적 시장 변동 영향을 덜 받는데다 국내 은행들의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것이 투자수요를 모으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기업은행 신용등급을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Aa2’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AA-’로 평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풍부한 투자수요가 모인 덕분에 이자비용을 줄이는 데도 성공했다. 이번 채권 발행금리는 3개월 만기 리보(Libor, 런던 은행간 대출) 금리보다 0.6%포인트 높은 연 2.40% 수준으로 결정됐다. 이 회사가 당초 투자자들에 제시한 희망금리는 이보다 0.25%포인트가량 높은 연 2.65% 수준이었다. 변동금리부채권인 관계로 리보 금리가 변동에 따라 금리는 달라질 수 있다.

채권시장에선 이 회사가 최근 미국이 중국과 유럽연합(EB) 등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상황에 따라 주요국 채권금리가 출렁이는 상황이보니 금리 변동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리보 금리에 기초한 변동금리 방식으로 소셜본드를 찍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일 연 2.75% 수준이었던 미국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달 27일 연 2.69%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미국이 EU와 무역장벽을 낮추기로 합의하자 지난 26일엔 2.86% 수준까지 올랐다.

IB업계 관계자는 “채권 금리 변동성이 크다보니 해외에서 변동금리부채권 수요가 늘고 있다”며 “기업은행이 이같은 수급 변화를 반영해 발행조건을 짠 덕분에 투자수요와 금리에서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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