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미 담은 SUV
가속력·마감 품질 아쉬워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인 지프가 10년 만에 완전 변경(풀 체인지)된 ‘올 뉴 컴패스’(사진)를 출시했다. 개성 있는 디자인과 작지만 꽉 찬 기능을 접목했다.
지난 17일 새롭게 돌아온 올 뉴 컴패스 리미티드를 직접 타봤다. 경기 파주시 일대 80여㎞를 달려봤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주행 성능이었다. SUV의 원조답게 오프로드(비포장도로)를 거침없이 누볐다. 이뿐 아니라 콤팩트한 차체는 도심으로 그 영역을 넓혔다.
처음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외관 디자인이다. 투박함을 벗어던지고 세련된 멋을 냈다. 크기를 줄인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은 날렵한 인상을 줬다. 지프 상징인 7개 기둥으로 구성된 라디에이터 그릴과 잘 버무려 낸 결과다.
한껏 끌어올린 트렁크 부분 C필러와 루프(지붕)가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었다. 앞뒤 바퀴 펜더는 한눈에 정체성을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대형 SUV ‘그랜드 체로키’와 닮은꼴이다.
실내 인테리어는 변화 폭이 큰 게 특징이다. 송풍구가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조종 패널) 양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8.4인치 내비게이션은 애플 카플레이 등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강화됐다.
이와 함께 빛으로 실내를 분위기 있게 채워주는 LED(발광다이오드) 앰비언트 라이트, 알파인 오디오 시스템, 전동식 텔레스코픽, 사각지대 감지 장치(BSM)는 그동안 지프에서 볼 수 없었던 편의 장치다.
다만 반짝이는 재질의 하이그로시와 플라스틱 마감은 관리가 어렵고 미세한 잡소리가 나 다소 거슬렸다.
시동을 걸고 도로로 들어서니 묵직한 주행감이 인상적이었다. 차체가 작아 운전하기 편하면서도 높은 시야 등 SUV 특유의 강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었다. 도심 주행 질감은 부드러워졌다. 스티어링 휠(운전대) 손끝으로 전해오는 회전 느낌이 좋았다.
그러나 가속 성능과 정숙함은 떨어졌다. 자유로를 지나 가속 페달을 꽉 밟았더니 엔진 회전수(rpm)가 치솟으면서 ‘우웅’하는 소리를 냈다. 반면 속도와 탄력은 붙지 않았다. 장착된 9단 자동변속기는 엇박자를 보이면서 답답했다.
차의 성격을 감안해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차는 2.4L 가솔린 엔진을 얹어 최고 출력 175마력, 최대 토크 23.4㎏·m의 힘을 낸다.
커다란 구조물을 넘는 오프로드 코스에 들어서자 ‘역시 지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점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단단한 차대(섀시)는 차와 하나가 되듯 직결감을 줬다. 지긋이 페달 답력만 유지하자 급경사, 비탈면도 쉽게 등정했다.
올 뉴 컴패스는 능동형 4륜 구동 시스템과 눈길 진흙 등 4가지 주행 모드, 뒤축 분리 기능, 언덕밀림지지(HAS) 등을 갖추고 있다.
시승하는 동안 연비는 L당 5.2㎞를 기록했다. 에어컨을 켜고 급가속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공인 복합 연비는 9.3㎞/L다.
이 차는 지난 17일 시장에 나온 뒤 1주일 만에 100여 대가 계약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판매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3990만~4340만원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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