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퍼터보다… 아이언이 '돈 되는 클럽'

입력 2018-07-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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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KLPGA투어 샷 지표 살펴보니…

최혜진·장하나·오지현 등
그린 적중률 높은 골퍼들
상금랭킹 상위권 휩쓸어

일부선 "러프 난도 더 높여야"



[ 조희찬 기자 ]
최근 골프에선 퍼터만큼이나 드라이버샷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멋진 티샷을 하고도 그린 위에 공을 올리지 못한다면 드라이버도 퍼터도 무용지물이다. 2018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반기를 대표하는 ‘돈 되는’ 클럽은 드라이버도 퍼터도 아니라 아이언이었다.

올해 상금랭킹(5억7731만8820원)과 대상포인트(330점), 다승(2승) 등 각종 지표에서 선두에 올라 있는 최혜진(19·롯데)은 올 시즌 평균 퍼팅이 30.08타로 28위, 페어웨이 안착률이 76.53%로 23위다. 하지만 그린 적중률이 투어 1위다. ‘송곳 아이언샷’으로 러프에서도 공을 그린 위에 척척 올린다.

최혜진의 아이언샷은 특히 파4홀에서 빛난다. 파4홀은 18개 홀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최혜진은 파4 그린 적중률에서도 82.40%를 기록해 이 부문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물론 최혜진이 페어웨이에 공을 남들보다 덜 보내고도 그린 위에 공을 올릴 수 있는 건 장타가 큰 역할을 한다.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259.31야드(3위)를 기록 중인 그는 러프에 공이 떨어져도 짧은 클럽으로 두 번째 샷을 공략할 수 있어 적중률이 높아진다.


아이언샷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장하나(26·BC카드)의 기록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그는 페어웨이 적중률이 67.10%로 투어 전체 109위 불과한데, 올해 2승을 거둬 다승 공동선두에 올라 있다. 상금은 4억6595만4126원을 벌어 3위다.

아이언샷 지수(파4홀에서 페어웨이 안착 시 그린 적중률)에서 장하나는 85.79%(163/190)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파4홀에서 페어웨이에 공을 보내기만 하면 대부분은 버디 찬스로 직결됐다는 뜻이다. 이 부문 2위는 84.36%의 성공률을 기록 중인 최혜진이다.

그린 적중률 순위는 상금랭킹 순위와 대부분 비례한다. 상금랭킹 2위인 오지현(22·KB금융그룹)과 4위 조정민(24·문영), 5위 이소영(21·롯데)은 모두 아이언샷 지수와 파4 그린 적중률에서 30위 내에 들었다. 특히 이소영의 경우 평균 퍼팅이 50위(30.52타)이지만 파4 그린 적중률 2위와 아이언샷 지수 3위 기록으로 부족한 점을 메우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 같은 수치를 놓고 KLPGA투어가 대회 변별력을 위해 러프의 난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러프가 얕아 공이 빠져도 선수들이 압박감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골프계 관계자는 “지난해 최종합계 5언더파 우승자를 배출한 한국여자오픈의 경우 러프가 조금 짧아진 올해 17언더파 우승자가 나왔다”며 “선수들이 러프에 공을 보내면 페널티를 안고 친다는 심리적 압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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