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vs 이해찬·송영길… '이재명 거취' 놓고 격돌

입력 2018-07-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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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민주당 '당권 경쟁'

김진표 '이재명 자진 탈당' 제기에
이해찬 "그게 全大랑 무슨 관계냐"
송영길 "이전투구해서는 안된다"



[ 김형호 기자 ]
이재명 경기지사의 거취 문제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쟁에서 초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김진표 의원이 전날 이 지사의 ‘결단’을 거론하며 자진 탈당을 압박하자 경쟁 주자인 이해찬 의원에 이어 송영길 의원까지 가세해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이 지사를 겨냥한 도덕성 공세의 이면에는 당권 주자들의 이해관계가 미묘하게 얽혀 있다는 게 민주당 내 시선이다.

송 의원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의 거취 논란과 관련, “국민이 여당의 전당대회가 희망을 주기를 바라는 상황에서 당내 문제로 이전투구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거취 문제를 언급한 배경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각을 세웠다. 그는 “김 의원이 첫째도, 둘째도 경제를 외치더니 왜 난데없이 이 지사한테 시비를 거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송 의원은 이 지사의 ‘조폭 연루설’은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법적 문제가 없더라도 도덕적 문제가 불거지면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원칙대로 처리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전날 김 의원은 이 지사의 조폭 유착 의혹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정말 아무런 근거가 없는 일이라면 명백히 밝히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결단해서 풀어야 한다”며 사실상 자진 탈당을 압박했다. 반면 이 의원은 “그 문제가 전당대회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일축했다.

당내에선 김 의원의 이 지사를 겨냥한 공세에는 당대표 후보 간 경쟁 구도와 ‘구원(舊怨)’이 얽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 의원은 이 지사와 맞붙은 친문(친문재인) 후보인 전해철 의원을 도우며 ‘이재명 저격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형수 욕설’ 파문 등이 불거졌을 당시 김 의원은 사석에서 이 지사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김 의원의 발언 배경이 다소 의아스럽다”면서도 “친문 핵심 지지자들의 표심을 끌어당기기 위한 계산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지사가 이달 초 이해찬 의원의 측근인 이화영 전 의원을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영입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당권 경쟁에서 이 의원을 지원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당내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 측은 “표를 얻기 위한 꼼수가 아니라 정치적 기본 원칙에 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 측 핵심 인사는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출당이나 출마 자격 박탈 처리를 했으면서 이재명 건에는 중앙당이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라고 주장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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