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문화史에 정통한 민속학자
"우리나라 해양 콘텐츠 지속 발굴…어린이박물관 확장해 교육 힘쓸 것"
[ 글=홍윤정/김영우 기자 ] “우리나라의 해양 문화 콘텐츠 발굴과 교육에 힘쓰겠습니다.”
이달 국립해양박물관장에 취임한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사진)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에 접해 있음에도 아직 해양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9일부터 부산 영도에 있는 국립해양박물관 수장을 맡고 있다. 2012년 박물관이 문을 연 이후 민간 전문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관장을 맡았다. 주 관장은 “그동안 해양 문화 연구 경험을 활용해 더욱 알찬 콘텐츠로 박물관을 채우겠다”고 말했다.
개장 6년째를 맞은 국립해양박물관은 관람객 수, 인력 규모 등에서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박물관이다. 해양 역사와 해양문화, 선박과 관련된 인물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30일 누적 관람객 700만 명을 돌파했다. 주 관장은 국립해양박물관을 전 세계에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해양박물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영국과 러시아, 스웨덴 등 바다와 인접한 국가들은 해양박물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해양박물관과 함께 해군박물관, 등대 등 주변의 다양한 해양 유적들을 모두 연계해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죠. 영국 그리니치 국립해양박물관은 세계적으로도 그 규모를 자랑하는 박물관입니다. 궁극적으로는 국립해양박물관을 ‘한국의 그리니치 국립해양박물관’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역사민속학자이자 해양문화사가인 주 관장은 50여 권의 책을 지은 저술가로 유명하다. 해양문화사와 관련해 《환동해문명사》 《등대의 세계사》 《제주기행》 《관해기》 《독도견문록》 등 다수의 저서를 내놓으며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아우르는 바다 연구를 해왔다. 경희대에서 민속학을 전공한 그는 해양문화사뿐만 아니라 생활사, 생태학, 민속학, 고고학, 미술사, 신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다. 한국의 전통 공동노동체 조직인 ‘두레’ 연구로도 잘 알려져있다. 제주대 대학원에서 한국의 해양 문화사를 가르치고 있다.
“바다를 연구하게 된 뚜렷한 계기는 없었어요. 이순신 장군의 수군이 활동했고, 세계 정상 수준의 조선업을 이끄는 우리나라에서 바다를 연구하는 건 당연한 게 아닐까요. 환경의 일부가 아니라 연구 대상으로서 바다를 더 깊이 파고드는 데 물꼬를 튼 건 저였지만 이제는 더 많은 사람이 해양 문화에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는 해양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박물관 2층에 조그맣게 마련된 어린이 박물관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외국에서는 어린이들이 바다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독립된 어린이 해양박물관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글=홍윤정/사진=김영우 기자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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