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수사 확대에 내부 뒤숭숭
[ 임도원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초유의 사태인 전직 위원장·부위원장 동시 구속으로 술렁이고 있다. 특히 검찰 수사가 확대될 조짐이어서 ‘다음 타깃이 누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정재찬 전 공정위원장과 김학현 전 부위원장은 퇴직 직원들의 불법 재취업을 도운 혐의(업무방해 혐의)로 지난 30일 구속됐다. 허경호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정 전 위원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공정위 4급 이상 퇴직 간부 17명의 특혜성 채용을 알선하는 데 지시 또는 관여한 혐의로 지난 26일 정 전 위원장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공정위 인사부서인 운영지원과가 4급 이상 퇴직 예정 간부의 ‘재취업 리스트’를 작성하고, 주요 대기업에 이들을 고문 등으로 채용하라고 압박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 위원장과 부위원장 출신이 한꺼번에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남기 전 위원장이 자신이 다니던 사찰에 10억원을 기부하도록 SK그룹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2003년 구속된 적이 있지만 이때 부위원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공정위 한 간부는 “김 전 부위원장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해 구속 가능성이 예측됐지만 정 전 위원장은 혐의를 다툰 만큼 영장이 기각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며 “전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한꺼번에 구속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정위 내부에서는 현직 직원들이 검찰에 줄줄이 소환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긴장감이 팽배하다. 검찰 수사에 반감을 표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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