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평가절하했다가 혼쭐난 경험 있어
인터넷의 유용성을 부정했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사진)이 가상화폐(암호화폐) 회의론을 내놨다.
31일(현지시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은 뉴욕타임즈 기고를 통해 “왜 나는 암호화폐 회의론자가 되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공개했다. 지난 2월 비트코인 가치 상승을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파동과 비교하며 비판한데 이은 두 번째 지적이다.
그는 기고문을 통해 “암호화폐는 높은 거래비용을 수반하고 서로 다른 암호화폐 사이에 연계성이 부족하다”며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대해 의문을 가지거나 공포감을 가진다면 비트코인은 가치가 제로에 수렴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각 국 중앙은행들이 저렴하고 결함 없는 거래 옵션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굳이 암호화폐를 사용해야 하는가?”라며 "만약 내가 틀렸다면 암호화폐가 해결해주는 문제가 무엇인지 대답하라"고 일갈했다.
한편 폴 크루그먼은 지난 1998년 “인터넷이 경제에 미칠 영향은 팩스 기기보다 대단하지 않다”며 “2005년이 되면 이 사실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2005년이 되자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크루그먼은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제학자’로 낙인 찍혀 혹독한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20년 전 예측 실패로 명성에 큰 흠집을 남긴 크루그먼이 과연 이번에는 명예 회복을 할 수 있을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산하 한경닷컴 객원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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