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무역전쟁 불안… 코스피 2270으로 '털썩'

입력 2018-08-02 17:21  

트럼프 "對中관세율 25%로 상향"
외국인·기관 4000억 이상 순매도



[ 임근호 기자 ] 코스피지수가 한 달 만에 다시 1% 넘게 빠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중국 관세율을 25%로 높이라는 지시를 했다는 소식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2일 코스피지수는 36.87포인트(1.60%) 내린 2270.20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1% 넘게 하락한 것은 지난달 2일(-2.34%) 이후 한 달 만이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340억달러 규모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급락했던 글로벌 증시는 관세 부과일(7월6일) 이후 안정을 찾아가던 중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려던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높이라는 지시를 했다는 소식과 함께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중 제재를 담았다는 국방수권법이 미국 상원을 통과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국방수권법에는 중국의 대미 투자 제한, ZTE와 화웨이 등 중국 통신업체와의 거래 제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도발 대응 방안 등이 담겼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80억원어치를, 기관은 375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을 1만2641계약 순매도하며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베이시스)가 벌어지자 국내 기관의 프로그램 매도가 쏟아져 나왔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2.15%)와 SK하이닉스(-2.80%), 포스코(-3.59%), 현대차(-2.33%), 삼성바이오로직스(-1.31%), KB금융(-2.60%)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대다수 종목이 하락세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8.87포인트(1.12%) 하락한 781.38에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도 낙폭이 컸다. 홍콩 항셍지수는 2.2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0% 내렸다. 일본 닛케이255지수는 1.03%, 대만 자취안지수는 1.52% 하락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고관세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이제 시작이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추가 급락 가능성은 낮지만 반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외국계 패시브 자금 유출과 선물 매도가 한국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며 “정보기술(IT) 하드웨어 등 외국계 수급이 우호적인 업종과 통신·음식료 등 경기방어적이면서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업종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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