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직설적 '끝장 토론' 문화가 지금의 넷플릭스 키웠다

입력 2018-08-02 18:30  

파워풀:넷플릭스 성장의 비결

패티 맥코드 지음 / 허란, 추가영 옮김
한국경제신문 한경BP / 252쪽│1만5000원

자유와 책임이 넷플릭스 철학
옳음 증명 아닌 회사성장 놓고
공개 석상에서 치열하게 논쟁

문서 속 지침 실행력 높이려
경직된 절차 없애고 훈련 강화
관습 벗어나려면 일단 시작해야



[ 윤정현 기자 ]
1997년 어느 날 새벽 2시 전화벨이 울렸다. 넷플릭스라는 회사 창업에 자신이 합류할 계획이라고 알려온 상대는 ‘함께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우편으로 DVD를 빌려주는 작은 회사에 어떤 미래가 있을까. 확신이 없었다. 머뭇거리는 그에게 수화기 너머의 상대가 말했다. “우리가 정말 일하고 싶던 회사를 만든다면 멋지지 않겠어요?”

전화를 건 사람은 넷플릭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리드 헤이스팅스, 받은 사람은 그해 설립된 넷플릭스에서 14년간 최고인재책임자로 일한 패티 맥코드다. 직원 30명으로 출발한 DVD 배달업체 넷플릭스는 현재 세계 190여 개국, 1억25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로 변모했다. 2007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사업 방향을 바꾸면서 진화했고, 2013년부터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번역 출간된 《파워풀:넷플릭스 성장의 비결》은 넷플릭스에서 조직을 꾸리고 인재를 모은 패티 맥코드가 쓴 책이다. 지금은 자신의 이름을 딴 컨설팅회사를 운영하는 저자는 서문에서 책을 쓴 이유에 대해 “넷플릭스의 성장 과정을 추억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구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안내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일을 통해 얻으려 하는 것은 단순하다. 자신이 믿고 존경하는 동료들과 힘을 합쳐 멋진 일을 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보람, 안 풀릴 것 같은 문제를 결국 해결하면서 얻는 성취감이다. 그를 위해 회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20세기식 인재관리는 21세기 기업들이 직면한 도전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연말 고과로 보너스를 주고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동료의 생일 축하파티를 열어준다고 직원의 직무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신 자신이 힘을 쓸 수 있는 상황과 조건을 마련해주라고 조언한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자유와 책임의 문화에 대한 가이드’다. 넷플릭스의 모든 직원이 회사 철학과 목표를 이해하도록 공유했다. 2009년 회사 웹사이트에 올린 125장의 파워포인트 문서를 지금까지 1800만 명이 봤다. 이는 곧 실리콘밸리 기업의 지침서가 됐다. 책은 그 문서를 기반으로 넷플릭스 기업문화의 뼈대를 8개 장으로 정리했다. ‘관리자는 개방적이고 명확하게 소통한다’ ‘모든 직원은 극도의 솔직함을 실천한다’ ‘사실을 기반으로 격렬하게 토론한다’ ‘모든 자리에 최적의 인재를 앉힌다’ 등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당연하고 쉬워 보인다. 하지만 모두 알고 있어도 실천하기는 어려운 지침이다. 실제 이행되고 있는지 주변을 돌아봐도 알 수 있다.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넷플릭스는 경직된 정책과 절차를 단계적으로 없앴다. 대신 훈련을 강화했다. 문서 속 지침이 행동으로 옮겨지는지 확인하고 이를 몸에 배게 하는 과정이다. 저자는 “중요한 것은 고정된 규칙이 아니라 숨쉬고 성장하고 변화하는 행동 기준”이라고 강조한다.

갑작스럽고 전면적인 변화는 되레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 책은 ‘처음에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 점점 강도를 높이는 방식’을 권한다. 가장 변화가 절실한 특정 부서나 한 그룹에서 먼저 실행에 옮긴 뒤 그 결과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저자는 “문화를 만드는 것은 점진적인 과정”이라며 “관습적인 틀에서 벗어나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토론에 미쳤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 넷플릭스 기업문화도 그렇게 자리잡았다. 넷플릭스에서는 공개된 자리에서 직설적으로 치열하게 토론한다. 자신이 옳음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회사를 위한 최선이 기준이다.

이 책의 마지막 8장에 있는 ‘멋지게 헤어져라’도 기업이 어렵게 여기는 과제다. 저자는 검색 능력 향상의 임무를 맡은 엔지니어링 부문의 한 이사를 예로 든다. 그는 자체 검색 기능을 보완하는 것보다 페이스북과 제휴해 그 플랫폼에 올라탈 것을 주장했다. 저자는 그에게 “당신은 페이스북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얼마 후 결국 그는 다른 회사로 옮겼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단순히 탁월한 능력자가 아니라 맡겨진 임무에 맞는 사람이다. “회사 내에서든 새로운 회사로든 주기적으로 이동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바로 지적해줘야 빠르게 방향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회사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회사 업종이나 이끄는 팀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리더가 귀담아들어야 할 조직 운영의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더 큰 시장의 수요를 예측하고 변화 흐름에 따라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면서 성장해온 넷플릭스의 비결이기도 하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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