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日 북해도 종자 들여와
완도군서 양식 시험 후 주산지로
건다시마 연간 2천~3천톤 생산
경매 큰손은 '농심 너구리'
해물맛 우동라면 개발하던 농심
'비싸도 좋은 다시마 달라' 부탁
신상석 조일농산 사장, 36년째 납품
"너구리 라면 다시마 믿고 드세요"
[ 강진규 기자 ]
뜨거운 햇살 아래 파란색 조끼를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분필로 숫자를 적은 뒤 들어 보이면 흰옷을 입은 사내가 정체 모를 숫자를 읊는다. 지난달 중순 전남 완도군 금일읍 완도금일수협 앞에서 벌어진 다시마 경매 현장 풍경이다. 6번 조끼를 입고 하얀색 햇빛 가리개가 달린 모자를 쓴 채로 경매에 나선 신상석 조일농산 사장(사진)의 눈과 손도 바쁘게 움직였다.
신 사장은 전국에서 다시마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금일도에서 최고 다시마를, 가장 많이, 비싸게 사는 사람이다. 그는 “지금 금일도 안에서도 다시마 품질이 좋기로 유명한 도장리에서 나온 물량이 많다”며 “좋은 다시마를 살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다시마 큰손이 됐을까.
가공하기 전의 다시마는 검고 큰 비닐포대가 죽 늘어서 있는 것처럼 보였다. 국물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다시마는 잘려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렇게 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날 경매가 열린 금일도는 ‘다시마의 섬’으로 불린다. 국내 다시마 생산량의 60~70%가 이 섬에서 나온다. 금일도의 한 해 건다시마 생산량은 2000~3000t 정도다. 1000여 개의 어가가 다시마 생산에 종사한다.
금일도에서 다시마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7년 국립수산진흥원에서 일본 북해도에 있는 다시마 종자를 들여와 양식 시험을 시작했는데 바로 이듬해 금일읍 척치리에 사는 김본환 씨가 다시마 종묘를 구입해 양식을 시작했다. 1979년부터는 금일읍 소랑·충도·감목 어장에서 본격적인 양식이 시작됐다.
다시마는 가을에 종자를 뿌린 뒤 겨울에 솎아내기를 하며 봄까지 키운다. 5월부터 채취한 뒤 뜨거운 햇살과 지열을 활용해 건조한다. 6~7월 경매가 이뤄지며 이후 다시 가을부터 다시마 농사가 시작된다.
신 사장은 “다시마는 파도를 맞지 않아야 잘 큰다”며 “금일도 일대는 섬이 많아 파도가 다시마 어장까지 오지 않기 때문에 다시마 키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마는 알긴산과 라미닌, 칼륨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식품이다. 이 성분들은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낸다고 한다. 요오드 성분도 풍부해 갑상샘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사장은 매년 6~7월 금일도에서 하숙집을 얻는다. 잘 건조된 다시마가 경매시장에 나오는 시기다. 신 사장은 비만 오지 않으면 매일 열리는 다시마 경매에 참여한다. 그는 “이런 생활을 한 지 이제 36년 됐다”고 말했다. 신 사장이 1년에 두 달씩 금일도에서 살게 된 것은 한 라면 제품 때문이다. 1982년 출시된 농심의 ‘너구리’가 그 주인공이다. 너구리에 들어가는 다시마를 확보하는 것이 신 사장의 핵심 임무다.
당시 농심은 ‘진한 해물맛이 나는 우동라면’을 개발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다양한 실험을 하던 중 가정에서 국 요리를 할 때 다시마를 활용해 육수를 낸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시마를 직접 넣는 형태의 제품을 고안했다. 국내 최대 다시마 산지인 완도를 찾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신 사장은 이때 농심을 만났다. 다시마를 수매해 일본으로 수출하던 그는 “비싸도 좋으니 좋은 다시마를 구해달라”는 농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일본과의 거래를 중단하고 농심에 납품하는 데 집중했다”며 “다시마를 보는 눈은 점점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신 사장이 두 달 동안 사들이는 다시마는 400t에 이른다. 금일도 전체 생산량의 10~20%다.(날씨에 따라 전체 생산량이 2000~4000t을 오간다) 올해는 35억원어치를 샀다. 금일도 전체 판매금액 240억원의 15%쯤 된다. 경매 때 중도매인들이 써내는 가격을 보고 낙찰 여부를 결정하는 김승의 완도금일수협 상무는 “너구리 판매가 다시마 소비로 이어지고 완도 어민 소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이곳 지역경제 안정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너구리에 들어 있는 다시마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논쟁이 있다. 다시마를 먹어야 하는가, 버려야 하는가의 문제다. 농심 관계자는 “이 질문은 고객상담센터에 들어오는 단골 항목”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이 13~40세 남녀 362명을 대상으로 소비자 조사를 한 결과 다시마를 먹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63.3%, 버린다는 쪽은 36.7%였다.
신 사장의 생각은 어떨까. “이걸 왜 버려요. 전국에서 가장 좋은 완도 다시마 중에서도 가장 비싼 것만 사들인 뒤 아무런 인공첨가물 없이 제품에 넣은 겁니다. 버릴 이유가 없죠.”
완도=FARM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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