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소확행·욜로… 끝판왕은 '한 달 살기' 여행

입력 2018-08-05 13:17  

가족여행객 선호 1위는 세부
나홀로 여행족은 후쿠오카
3040 여성들 특히 관심 높아



[ 이선우 기자 ]
낯선 여행지에서 한 달 이상 머무르며 현지인처럼 생활하는 ‘한 달 살기’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녀 방학을 이용해 1~2개월짜리 영어교육을 겸한 가족 단위 한 달 살기 여행이 30~40대 직장인의 나홀로 여행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역도 동남아시아와 동유럽 등으로 다양해지고 제주와 강원 등도 한 달 살기 여행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한 달 살기 여행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한 달 살기 여행지로는 필리핀 세부와 태국 방콕, 베트남 나트랑 등 동남아 지역 수요가 높았다. 미주나 유럽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 교육은 물론 휴양과 레저 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최근 늘고 있는 1인 한 달 살기 여행객의 경우 비교적 안전하고 교통이 편리한 대도시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연령대도 30~40대로 확대되고 있다. 자유여행 플랫폼 민다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 달 동안 장기간 숙소를 예약한 30~40대 고객 비중이 40%까지 증가했다. 이 회사의 상반기 전체 장기체류 숙박 예약은 전년 대비 2.5배 늘었다. 이상훈 민다 마케팅팀장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30~40대 직장인의 한 달 살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특히 30~40대 여성 고객 비중이 늘면서 전체 고객 중 여성 비율이 60%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관련 기업들도 상품과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 달 살기 여행의 경우 주로 패키지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보다 숙소와 현지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유여행 서비스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민다는 7월부터 기존 15일까지 가능하던 숙박예약 기간을 30일로 확대했다. 지역도 유럽 중심에서 동남아와 동유럽으로 확대하면서 장기체류가 가능한 숙소도 이전보다 2배 가까이 늘렸다. 한 달 살기 여행객에 맞춘 현지 투어와 액티비티 프로그램 예매 서비스도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에어비앤비는 올 2월부터 한 달 살기 여행과 기업의 장기 출장 수요에 맞춘 컬렉션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장기간 머무는 여행객의 특성을 고려해 생활 필수품과 TV·세탁기, 와이파이 등 편의시설을 갖춘 주택과 아파트, 타운하우스 등을 모아 놓았다. 홍종희 에어비앤비 코리아 마케팅팀장은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아예 한 달씩 해외 도시를 옮겨 다니며 일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등장했다”며 “장기 체류 숙소의 경우 선택기준이 더 까다로워 1년 동안 최소 5개 이상의 후기를 통해 평점 4.8점(5점 만점) 이상을 유지한 곳만 골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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