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사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개봉 이후 매일 100만 명 이상 관람하며 5일 0시께 540만 명을 찍었고, 같은 날 밤 늦게 6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개봉 5일 만에 6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한국 영화 사상 처음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개봉한 ‘신과함께: 죄와벌’ 1편의 1441만 명도 넘어설 태세다. 신과함께 1, 2편은 제작비 절감을 위해 총 380억원을 투입해 한꺼번에 촬영했다. 지난 3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국민 영화’로 고른 관객을 동원한 힘이 컸다고 했다.
“대부분의 국민이 1편을 극장과 TV를 통해 봤습니다. 1편에 만족한 분들 덕분에 초반 흥행 몰이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1편에 만족하지 못한 분들도 2편을 보고 결론짓고 싶어 했을 겁니다. 어쨌든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정서적인 공감과 만족감을 준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는 폭발적인 흥행세를 보니 관객들이 2편을 굉장히 기다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내적 성공 요인으로는 용서와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유머 코드로 풀어낸 게 먹힌 거지요. 1편에 나온 동일한 인물들을 내세워 (1편과는) 결이 다른 감정과 관계, 1000년간에 걸친 서사로 관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지난해 아시아 바이어들은 1편의 성공 비결에 대해 ‘보편적인 감정의 폭발력’으로 정의했다고 그는 전했다. 누구나 죽으니까 이승과 저승은 전 세계인들에게 보편성 있는 이야기인데 여기에 관객들이 깊은 상념에 빠져들도록 뛰어난 기술을 입혔다는 얘기다.
“2편은 달라야 했어요. 아무리 좋아도 같으면 사람들이 안 보니까요. 1편에서 세계관과 캐릭터를 빚고 감정의 깊이를 탐색했다면 2편에서는 서사와 이야기, 캐릭터의 밀도에 집중했습니다.”
그는 영화를 두 가지로 구분한다. 재미있는 영화와 재미없는 영화다. 독립영화 감독들은 재미와 상관없이 자유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면 되지만 대중영화 감독은 재미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대중성의 본질은 은유에 있다고 봅니다. 잔혹하고 거친 장면을 그대로 묘사한다면 대중성은 약화됩니다. 잔혹한 장면은 전 연령층이 볼 수 있도록 충분히 은유적으로 표현해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대중성을 획득한 거죠.”
온라인에서 벌써부터 3, 4편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3, 4편을 염두에 두고 엔딩을 만들었어요. 2편이 대성공한다면 제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조만간 결론 내릴 겁니다.”
김 감독은 국내 최대 시각효과업체인 덱스터의 대주주이자 대표다. 덱스터는 신과함께에서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을 했고 제작비 중 80억원을 투자했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으로 지난 10개월간 중국에서 CG 물량을 수주하지 못했는데 다행히 최근에 일부 규제가 풀렸습니다. 중국에서 200억원어치 테마파크용 CG 물량을 수주했어요. 그렇지만 덱스터의 주력 사업을 특수시각효과가 아니라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것으로 수정했습니다. 첫 단추가 신과함께죠. 덱스터는 아시아에서 동시 개봉할 수 있는 영화들을 계속 제작할 계획입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