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세계 최장' 해저터널 뚫리나

中, 2030년 개통 추진
설계안 완성…대만은 반발


[ 강동균 기자 ] 중국이 본토와 대만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 해저터널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그러나 대만 정부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해저터널 건설이 조기에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수년간 논의를 거쳐 2030년까지 중국 남동부 푸젠성 핑탄현에서 대만해협을 건너 대만 타이베이 근처의 신주시를 잇는 길이 135㎞의 해저 철도터널 건설 방안을 마련했다. 과학기술 연구를 담당하는 중국공정원 지원 아래 터널 설계안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핑탄현은 중국 정부가 대만과의 교류를 늘리기 위해 2013년 시범 자유무역지대로 선정한 곳이다.

중국 본토와 대만을 연결하는 터널이 완공되면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유로터널(37.9㎞)의 세 배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이 된다. 6년간의 공사 끝에 1994년 완공된 유로터널은 20세기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어려운 공사였다. 공사비로 140억달러(약 16조원)가 투입됐다.

대만해협 터널은 길이뿐만 아니라 내부 규모에서도 유로터널보다 클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세 개의 터널을 건설해 두 개 메인 터널에서는 고속철도가 시속 250㎞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리도록 하고, 그 사이 작은 터널엔 전력선, 통신케이블, 비상 통로 등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대만해협의 중간에는 해저터널 안으로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기 위한 인공섬도 조성한다. 해저터널을 보조하기 위해 핑탄현에서 푸칭시를 잇는 길이 11㎞의 해저 자동차 터널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중국과 대만을 잇는 해저터널 건설은 중국 정부가 2016년 이 사업을 경제개발 5개년 신계획에 포함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터널 건설에 대한 대만 내부의 반대 여론이 높아 사업이 이른 시일 안에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독립 성향이 강한 차이잉원 총통이 2016년 5월 취임한 뒤 중국과 대만의 긴장이 높아진 것도 걸림돌이다.

대만 정부는 해저터널을 지으면서 대만해협에 인공섬을 만들겠다는 중국 정부의 계획에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오젠 중국교통대 교수는 “대만 정부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건설을 강행하면 대만의 반(反)중국 정서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