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에 신용대출 관련 소비자 민원이 집중되고 있다. 민원 대부분이 금융감독원으로 직접 접수된 데다 고금리 대출 장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 금융당국의 규제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OK저축은행은 총자산 1조원 이상인 국내 저축은행 7개사 중 고객 민원이 가장 많은 곳으로 나타났다. 고객 1만명당 0.93건(총 48건)의 민원이 접수됐으며, 전 분기보다 16.3%나 증가했다.
반면 2분기 민원 건수 2위인 JT친애저축은행(0.53건)은 1분기(1.04건)보다 민원건수가 절반으로 감소했다. 3위인 유진저축은행도 1분기 0.45건에서 2분기 0.31건으로 민원을 21.8% 줄였다.
저축은행중앙회는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제도에 따라 총자산이 1조원 이상이면서 동시에 민원건수가 업권 내 2%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저축은행 7곳(OK·JT친애·SBI·웰컴·유진·애큐온·모아)에 의무적으로 민원 현황을 공시토록 하고 있다. 중복·반복민원, 단순 질의성, 금융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민원 등은 제외한다.
금감원을 포함한 타 기관에 접수된 민원과 자체 접수한 민원을 나눠 공시하는데, OK저축은행은 금감원 등 타 기관으로 접수된 민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총 48건의 민원 중에서 47건이 타 기관으로 접수됐고 단 1건만 회사에 접수됐다.
유형별 민원처리 건수를 보면 여신의 비중이 가장 컸다. 48건 중 24건이 여신이었고, 19건은 채권추심이 차지했다. 수신은 2건에 불과했다.
신용대출 민원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체 48개의 민원 중 40건이 신용대출 관련 민원에 쏠렸고, 담보대출은 5건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 비해 신용대출 민원건수는 37.5%, 담보대출 민원은 66.7% 증가했다.
OK저축은행은 민원뿐만 아니라 고금리 대출 잔액도 국내 저축은행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말 발표한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금리 운용실태'를 보면 OK저축은행의 가계신용 고금리 대출 잔액은 1조7633억원으로 국내 저축은행 79개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고금리 대출 비중은 90.9%로, 저축은행 79곳의 평균(66.1%)을 크게 웃돌았다.
업계 1위(작년 말 자산 기준)인 SBI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 잔액(1조1841억원), 대출 비중(55.7%)과 비교해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자산 기준 업계 2위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중에서도 고금리 대출 장사 규모가 큰 OK저축은행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기별로 고금리 대출이 과다한 저축은행의 취급현황, 대출금리 원가구조 등을 공개키로 한 것도 고금리 대출 규모가 큰 저축은행들에 제동을 걸기 위함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자산 규모가 크고 고금리 대출 규모가 큰 저축은행일수록 금융당국의 모니터링을 자주 거치게 된다"며 "금융당국이 저축은행들의 고금리 대출에 강도 높은 규제를 예고했기 때문에 고금리 대출 규모가 클수록 당국의 눈치를 더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말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 상품 'OK히어로'를 출시했다. 대출 한도는 최대 1억이며, 금리는 최저 연 9.9%에서 최고 연 17.9% 수준이다.
OK저축은행 측은 "OK히어로 출시를 기점으로 중금리대출을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며 "중금리 대출이 OK저축은행의 주요 수익 기반이 되도록 상품과 서비스 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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