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을 이기는 방법인 ‘이열치열(以熱治熱)’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 있다. 19세기 미국 작곡가 루이스 갓초크(1829~1869)의 교향곡 1번 ‘열대의 밤’이다. 갓초크는 모계 쪽이 아이티 흑인 혼혈이어서 미국 사회에서 비주류였다. 다행히 부친이 부유한 유대계 영국인이어서 소년 시절 유럽으로 건너가 쇼팽, 리스트에게 피아노 신동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쿠바를 비롯한 중남미와 미국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다 40세의 한창나이에 브라질에서 객사한다.
교향곡 1번(1859)은 쿠바 시절의 산물이다. 2개 악장, 20분 정도의 짧은 교향곡이지만 대규모 악기 편성을 요구한다. 특히 두 번째 악장은 삼바 리듬을 클래식 관현악곡에 적용한 최초의 사례로 간주된다. 이 부분은 이국적이고 열정적인 남미풍을 느끼게 한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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