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했던 농산물펀드 수익률 '활짝'… 반등 이어갈까

입력 2018-08-0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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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 간 4.2% 수익
43개 테마펀드 중 가장 높아

하반기 농산물 공급 늘어나
상승세 지속될지는 미지수



[ 나수지 기자 ] 미·중 무역분쟁으로 시들해졌던 농산물 펀드 수익률이 반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본격적인 농산물 수확기가 다가오고 있어 신중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농산물펀드는 최근 한 달 동안 4.27% 올랐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43개 테마펀드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수익을 냈다.

대표적 농산물인 옥수수·콩·밀에 분산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3대농산물선물’이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높은 수익(6.56%)을 냈다. 옥수수·콩·밀·설탕 등 다양한 농산물에 투자하는 ‘TIGER 농산물선물’(5.53%)이 뒤를 이었다.

밀 가격이 최근 3년 최고치를 경신하며 올 들어서만 35%가량 오른 게 농산물 펀드 상승세를 이끌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러시아 등의 폭염과 가뭄으로 올해 글로벌 밀 수확량은 5년 만에 최소치까지 줄어들 전망”이라며 “미국산 밀 수출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락해 가격 매력이 생긴 것도 반등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농산물 펀드 수익률은 고전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미국산 대두(콩)에 관세를 25% 부과하며 보복했다. 지난달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대두 선물 가격은 10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 콩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KODEX 콩선물’은 최근 한 달 동안 5.20% 상승했다. 6월 한 달 동안에만 15.54% 급락했지만 최근 반등에 성공했다.

황 연구원은 “중국이 브라질산 콩 수입을 늘리면서 브라질산 가격이 오르자 미국산 콩 가격은 상대적으로 더 저평가됐다”며 “유럽연합(EU)이 미국산 콩 수입을 늘리겠다고 약속하는 등 긍정적인 뉴스가 나오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가격이 단기 반등에 성공했지만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황 연구원은 “미국 지역 수확기인 다음달까지 기상 이변은 없는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며 “작황이 좋아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만 “밀 가격은 바닥을 통과했다”며 “주요 생산국의 공급이 줄었기 때문에 밀에 주로 투자하는 곡물 ETF를 중심으로 투자에 나설 만하다”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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