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머스크의 트윗 복수? 비틀대는 테슬라 공매도 세력

입력 2018-08-08 07:27   수정 2018-09-0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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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를 비상장사로 만드는 방안을 생각중이다. 돈은 확보됐다."

7일(현지시간) 오후 12시48분 일론 머스크의 트윗이 월스트리트를 흔들었습니다.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상장사로 만들겠다는 말에 오전 340달러대에서 거래되던 테슬라 주가는 385달러까지 급등했습니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등락하던 주가는 이날 10.99% 오른 379.57달러에 마감됐습니다.

머스크는 또 다른 트윗에서 "현 주주들은 주식을 420달러에 팔거나 아니면 보유한 채 함께 비상장 회사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월스트리트는 머스크의 트윗에 당황스러워하면서 두 가지로 분석합니다.


①정말 비상장사를 추진할 가능성

머스크는 지난달 콘퍼런스 콜에서 애널리스트들과 싸우는 등 끊임없이 자금상황을 묻는 시장에게 큰 불만을 가져왔습니다. 비상장사로 전환하면 이런 상장사로서의 의무와 함께 매 분기 발표해야하는 단기 실적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이 이런 식으로 비상장으로 전환했었지요.

문제는 정말 "돈이 확보"됐고 주주총회를 통과할 수 있을 지 여부입니다. 머스크는 현재 주식 19.87%를 갖고 있습니다. 또 T로즈프라이스파트너(9.20%), 피델리티(8.20%) 등 기관투자자들도 30% 넘게 갖고 있습니다. 이날 보도됐듯 사우디 국부펀드도 5%를 확보했습니다.

이날 CNBC에 출연한 진 먼스터 룹벤처스 대표, 테슬라의 충성스런 대주주중 한 명인 론 배런은 비상장사 전환에 대해 긍정적인 뷰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당 420달러면 시가총액 720억달러에 달합니다. 최근 실적 발표전까지 주가가 280달러 선에서 머물러온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프리미엄입니다.

만약 테슬라가 매수자를 찾을 수 있다면 역사상 가장 큰 레버리지바이아웃(LBO) 딜이 됩니다. 월스트리트는 과연 현실성이 있을 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머스크는 뜬금없는 트윗을 여러 차례 날려온 과거가 있습니다.

②공매도 세력을 무너뜨리려는 의도

머스크가 가장 미워하는 건 테슬라 주식 공매도 세력입니다. 테슬라의 공매도 물량은 3510만주에 달합니다. 전체 발행주식의 20% 수준으로 12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입니다. 머스크는 이날도 트윗으로 "비상장 회사가 되면 숏(공매도) 세력의 부정적인 선전도 끝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5일 트위터에 영화 '다운폴'(2004)의 한 장면의 자막을 재구성해 “히틀러까지도 공매도하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히틀러는 "테슬라가 빨리 파산하지 않으면, 난 모든 걸 잃을 거야!"(If Tesla doesn't go bankrupt soon, I'll lose everything!)라고 울부짖는 장면이었습니다.

이날 머스크 트윗 한 방에 공매도를 했던 트레이더들은 삽시간에 눈덩이 손실을 떠안았습니다.

시장조사업체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숏을 쳤던 세력은 이날만 13억달러 넘게 날렸습니다. 공매도 세력은 지난 2일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16% 이상 급등했을 때도 20억달러 손실을 봤습니다. 2016년 이후 지난 6월초까지 테슬라 공매도 세력은 50억달러 가량 잃었는데, 벌써 이달 들어서만 30억달러 가량 추가 손실을 낸 겁니다.

트윗 한 두번에 가장 미워하는 공매도 세력에 3조원 넘는 손실이라~...괜찮은 아이디어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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