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BMW 차량 화재 사고를 막기 위해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경우 운행중지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초유의 운행중지 명령이 내려질 경우 소유주 반발이 예상되지만, 국민 안전을 위해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8일 경기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러한 방침을 밝혔다.
김 장관은 "정부는 국민 안전을 위해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 결과에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된된 차량에 대해 운행정지 명령 발동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BMW 소유주들에 대해 "이미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터널 주유소 주차장 등 공공장소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14일까지 긴급 안전진단을 빠짐없이 받고, 그 전에는 운행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며 "화재 위험이 있는 차량은 구입과 매매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국토부의 움직임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납득할 만한 사후조치를 취하라"며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고, 법령의 미비도 보완하라"는 주문과 질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이와 함께 정확한 화재 원인 분석을 연내 마무리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BMW 자료 제출에만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 실험과 조사를 병행할 예정"이라며 "원인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발견되면 즉시 강제 리콜(결함 시정)을 명령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BMW는 엔진 결함의 위험성을 2016년부터 알고 있었는데도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해소해야 하며, 유독 한국에서만 빈번하게 차량 화재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답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특히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등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여러 제도적 미비점이 확인돼 소비자의 권리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관련 법과 제도를 종합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실효성 있게 강화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며, 늑장 리콜이나 고의로 결함 사실을 은폐·축소하는 제작사는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할 정도의 엄중한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520d 모델을 포함한 BMW 차량은 주행 중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회사 측이 42개 차종 10만6317대의 리콜 계획을 발표했지만, 소유주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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