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토종 PC전력공급장치 강자 파워렉스...회생절차 신청

입력 2018-08-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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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8월01일(05:0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컴퓨터의 ‘심장’인 파워서플라이(전력공급장치)업계 토종 강자로 군림했던 파워렉스가 법정관리(회생절차)를 신청했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성우전자 등 59개 업체로 이뤄진 파워렉스 채권단은 지난 18일 수원지방법원에 파워렉스에 대한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20일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려 채무 상환을 동결하고, 개시 여부를 심사 중이다.

1996년 설립된 파워렉스는 제품개발과 생산을 국내에서 담당하는 유일한 파워서플라이 업체다. 파워서플라이는 컴퓨터의 전력공급을 담당하며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생산기지를 중국, 대만 등에 두고 있는 타 업체와 달리 파워렉스는 생산기지를 한국에 두고 53명(2017년 12월 기준)을 고용하고 있다.

파워렉스는 2000년대 개인형컴퓨터(PC) 대중화에 힘입어 주연테크, 대우컴퓨터 등에 납품하며 성장했다. 2010년대 초반 파워서플라이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고, 현재도 3~4위권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15억원, 영업이익은 3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주 나쁘진 않은 실적에도 파워렉스는 올해 상반기 돌아오는 어음을 막지 못했고, 지난 6월 26일 부도가 났다.

관련 업계에선 기술 경쟁력 약화 및 과도한 부채를 부도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2010년대 이후 파워렉스는 제품 성능이 기재된 스펙(사양)과 맞지 않는다는 논란에 수차례 휩싸였다. 고사양 제품군으로 승부한 경쟁업체들과 달리 중저가 제품에 포트폴리오가 집중돼 최근 조립 PC시장을 이끄는 고사양 게이밍 PC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부채는 점점 늘었다. 올해 4월 회계법인지평이 작성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만 약 78억원에 달했다. 이 중 3개월 이하 도래 부채가 55억원으로, 업계는 파워렉스가 이 중 일부를 상환하지 못해 부도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에 따르면 대표 곽모씨는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채무자인 해당 기업이 아닌 채권단이 회생절차를 신청한 이유다.

수원지법 제4파산부(부장판사 전대규)는 내달 10일 현장 심문 거쳐 회생절차 개시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채권자들은 일단 자체 회생 추진하되 경영회복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인수합병(M&A)추진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업계 순위권 회사이니만큼 M&A를 통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마켓쉐어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선 인수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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