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내세운 투자사기 의혹을 받는 신일해양기술(옛 신일그룹)의 대표 최용석 씨가 9일 경찰에 출석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 46분께 최씨를 서울 중랑구 묵동 사무실로 소환해 신일그룹의 사기 혐의에 관해 참고인 조사를 하고 있다.
출석 예정 시간보다 10여 분 일찍 청사에 도착한 최씨는 기자들이 돈스코이호 인양이 실제 가능한지, 투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의혹이 사실인지, 제일제강 인수가 무산됐는지 등을 묻자 미소를 띄며 "죄송하다"는 말만 남기고 취재진을 피하듯 잰걸음으로 조사실을 향했다.
최씨는 신일그룹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투자사기를 기획한 의혹을 받는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대표 류 모 씨와 친분이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류씨의 누나이자 신일그룹 대표였던 류상미 씨에 이어 신일그룹 대표 자리에 오른 최씨는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돈스코이호의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의혹에 대해 "일부 언론이 추측성 보도를 보고 검증 없이 자료를 인용했다"며 책임을 부인했다.
최씨는 최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씨를 상대로 신일그룹이 '150조 보물선 돈스코이호'라는 문구를 앞세워 홍보한 이유와 핵심 관계자들의 그룹 내 역할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최씨는 일단 참고인 신분이지만, 그룹 내에서 맡은 역할과 혐의 소명 정도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의 가치가 150조원에 달한다고 부풀려 홍보하면서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끌어모은 혐의(사기)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 류상미 씨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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