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변호사의 금융 · 보험 바르게 알기 (17)] 정부, 금융분야 마이데이터(Mydata) 산업 도입방안 발표

입력 2018-08-09 10:31   수정 2018-08-09 10:42


최근 정부는 소비자 중심의 금융혁신을 위한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방안을 발표하였다. 우선 ‘마이데이터’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고 어렵고, 이해도 잘 되지 않는다. 쉽게 설명하자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금융정보를 한 곳에서 쉽고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하고 그 금융정보에 오류가 있으면 개인에게 이를 시정 요청할 기회를 주고, 투자패턴이나 소비패턴을 비교 분석하여 보다 좋은 상품을 추천해 주는 등 개인들에게 자신의 금융정보를 이용하여 보다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서비스’를 이용하면 금융회사에 있는 고인 명의의 예금 · 보험 · 주식 · 채권 등 모든 금융자산과 대출 · 보증 · 카드대금 등 각종 채무를 상속인에게 알려주고 피상속인의 체납정보까지 알려준다. 오히려 생존해 있는 사람들에게 이와 같은 통합정보제공 및 활용은 보다 더 필요한데도 사람들은 자신의 퇴직연금이 DB형인지, DC형인지도 잘 알지 못하고 어떤 상품에 투자되고 운용되는지도 잘 알지 못한 채 퇴직연금이 자신의 노후를 보장해 줄 것이라고 막연한 기대만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용점수 및 신용등급은 어떻게 되며 위와 같은 신용등급이 나온 근거는 무엇인지 그와 같은 판단에 잘못은 없는지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 금융정보가 대부분 금융기관에 편중되면서 정보주체인 개인이 오히려 그 정보에서 소외되고 있으며, 수많은 금융상품의 홍수 속에 자신에게 맞지 않는 금융상품을 택함으로써 원치 않는 손해를 입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 동시에 이와 관련한 핀테크(Fintech) 기업을 육성함으로써 금융혁신을 이루자는 것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다.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방안

정부가 내놓은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방안은 ①개인의 정보 · 소비자주권 실현을 지원하는 독자적 산업을 육성하고자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산업에 관한 법제를 새롭게 도입, ②자본금 요건 · 금융권 출자의무 등 진입장벽은 최소화하여 금융분야에 창의적 플레이어들의 진입을 다양하게 유도, ③ 정보주체의 주도 하에 정보보호 · 보안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제도적 · 기술적 여건을 마련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①과 관련해서는 기존 신용조회업을 영위해 왔던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처럼 개인들의 신용정보를 은행 등 금융기관에 제공하는 회사들과는 달리 마이데이터 산업은 신용정보를 금융소비자 본인에게 제공하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업종이므로 이를 ‘본인 신용정보 관리업’으로 명명하고 이에 대한 정의 및 법적 규율을 새롭게 마련하려는 것이다. 다음으로 ②항은 기존 신용조회업과는 달리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이나 IT 인력 등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최소자본금 요건은 낮추는 대신, 개인의 신용정보를 다루는 업무 특성상 정보보호 · 보안 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등록제 대신 허가제를 도입하고, ‘신용정보 관리 · 보호인’을 반드시 두도록 하여 정보유출 등에 철저하게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③항은 정보주체에게 금융기관 등에게 본인의 개인신용정보 이동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신용정보를 수집한 기관이 이를 다른 제3자(주로 광고나 서비스 소개를 원하는 기업들)에게 이전하는 데 ‘동의’하는 지를 각 개인에게 묻는 방식의 수동적이고 소비자 이익에 역행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정보주체가 능동적으로 자신의 신용정보를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에 제공하도록 요구하고 그 기관으로 하여금 양질의 분석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보주체는 자신이 활용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정보만을 선별적으로 마이데이터 업체에 제공하면서도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이데이터 산업이 가져올 미래

개인별 맞춤 금융자문서비스는 금융기관들이 소위 VIP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를 해 주는 것으로, 현재와 같은 전문가를 활용한 방식은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반 고객들까지 그 대상을 확대할 수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금융소비자는 자신의 돈이 어디에 어떻게 투자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으며, 어떻게 투자하는 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것인지에 대한 지식이나 노하우도 없다. 이처럼 금융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어렵다고 생각하다 보니 주식에서 돈을 빼서 부동산 투자에 몰리게 되고 결국 서울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최근 들어 몇몇 핀테크 업체들이 흩어져 있는 각 개인의 금융정보를 통합하여 보여주고 각 개인의 소비 및 투자 패턴을 분석하여 보다 나은 상품을 추천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각 증권사 앱도 로보 어드바이저를 활용하여 각 투자자의 투자성향과 현재 투자패턴 등을 분석하고, 비슷한 투자 성향을 가진 다른 투자자가 투자하고 있는 상품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보고서를 제공하는 등 금융상품과 관련한 다양한 자문서비스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서비스를 활용해 본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아직까지 이들 기업의 정보수집이나 분석은 제한적이고 초보적이어서 만족할 만한 추천이나 자문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특정 카드를 홍보하거나 자사가 밀고 있는 보험, 금융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지금 필자의 핸드폰에는 필자가 거래하고 있는 증권사, 은행, 카드사, 보험회사 등 수십 개의 금융사 앱이 깔려 있고, 필자의 금융계좌정보를 확인하기 위하여 위 수십 개의 앱 별로 공인인증서를 별도로 등록하고 각 앱에 접속하여 공인인증서 비빌번호를 매번 입력해야 한다. 이와 같은 번거로움을 한 방에 해결하여 하나의 앱을 열기만 하면 내 금융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내가 대출받고 있는 은행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해 줄 수 있는 은행을 바로 보여주고, 내가 투자하고 있는 펀드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면서도 수수료는 저렴하고 수익률은 더 좋은 펀드를 추천해 줄 뿐만 아니라, 내 소비패턴을 분석하여 같은 돈을 쓰면서도 보다 많은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는 카드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가 제공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도형 <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

학력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졸업(행정법 석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로스쿨 졸업(LL.M.)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 제7기 수료
서울대학교 금융법무과정 제7기 수료

경력

제44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34기 수료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원 강사한국금융연수원 교재집필 위원(리스실무)대한변호사협회 입법평가위원회, 스타트업·규제혁신 특별위원회 위원한국석유공사 계약심의위원
법무부 해외진출 중소기업 법률자문단 자문위원
한국증권법학회 이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구성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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