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집단폭행' 피해자 누나 "가해자들 반성 기색 전혀 없어"

입력 2018-08-10 14:12  


전남 순천에서 20대 남성이 횡단보도를 걸어가던 행인을 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져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폭행 피해자의 누나 A씨가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5월 28일 오전 2시 40분 순천시 조례동 횡단보도에서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동생이 신호 위반해 진입하던 차량에서 내린 남자들에게 묻지마,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글을 올렸다.

A씨는 "운전석에서 내린 남자가 뺨을 때리고 밀쳤고 동생이 112에 신고하려 하자 뒷좌석에서 내린 남자가 발을 걸어 넘어뜨려 동생이 정신을 잃었다. 이후 운전석 남자가 쓰러진 동생의 얼굴과 머리를 마구 때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연락을 받고 응급실에 도착하니 동생은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공포영화에 나오는 괴물의 모습이었다. 눈, 코, 입 어느 한 군데 성한 데가 없었다. 눈 안쪽에 출혈이 있어 뇌출혈이나 눈 신경 손상이 의심되어 대학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 담당 의사선생님이 최악의 환자라고 할 만큼 코뼈는 조각조각이 나있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가해자 중 한 명은 순천시내 조직폭력단체에 가입돼 있는 사람이다. 가해자 한 명은 폭행 사건 다음날 SNS에 본인의 셀카를 올렸고 재판정에서도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는 등 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실제로 SBS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다음날 가해자 중 한 명은 '날씨 좋다'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셀카 사진을 올렸다.

A씨는 "어떤 피해 복구나 사과도 없이 가해자 측 요청으로 재판이 2차례 연기돼 피해자와 그 가족이 오히려 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보복이 두렵지만 가만히 있으면 피해자가 또 생길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가해자에 대한 강한 처벌을 요구했다.

경찰은 사건 사흘 후 가해자 2명을 긴급 체포해 구속했다. 수사 과정에서 이들은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현재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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